인내심이 점점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개막 후 1할대 타율에서 허덕이고 있는 두산 외국인타자 호세 로하스가 수비에서도 기본을 망각하며 팀의 시즌 첫 4연패 빌미를 제공했다.
로하스는 지난 2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와의 시즌 2차전에 6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침묵했다. 수비에서도 1회 평범한 뜬공 타구를 놓치는 실책을 범하며 공수에서 모두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로하스는 0-2로 뒤진 2회 무사 1, 2루 찬스를 맞이했지만 SSG 선발 오원석을 만나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1-3으로 끌려가던 4회에는 선두로 나서 2루수 뜬공에 그쳤고, 1-8로 뒤진 6회 다시 선두로 등장해 바뀐 투수 최민준 상대 3루수 파울플라이를 쳤다.
로하스의 침묵은 계속됐다. 3-8로 추격한 7회 또한 2사 1, 2루 기회를 맞이했지만 루킹 삼진으로 이닝을 강제 종료시켰다. 이후 4-10으로 뒤진 마지막 9회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다시 루킹 삼진을 당하며 마지막 아웃카운트의 제물이 됐다.
최근 3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친 로하스의 시즌 타율은 1할6푼9리에서 1할5푼7리(70타수 11안타)까지 떨어졌다. 최근 6경기로 기간을 한정하면 5푼6리(18타수 1안타)로 수치가 더 떨어진다.
공격뿐만이 아니었다. 수비 또한 메이저리그 83경기를 소화한 선수답지 않았다. 0-0이던 1회 무사 1루서 최주환의 평범한 뜬공 타구를 잡았다가 놓치는 황당 포구 실책을 범하며 길레르모 에레디아의 2타점 결승 2루타의 빌미를 제공했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로하스는 작년 10월 총액 100만 달러(약 12억 원)에 두산과 계약했다. 신장 183cm-90kg의 다부진 체격을 갖춘 우투좌타 야수인 그는 2021년 LA 에인절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해 2시즌 통산 83경기 타율 1할8푼8리 6홈런 16타점 OPS .584를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535경기 타율 2할8푼6리 92홈런 365타점 OPS .850.
두산 구단은 로하스를 “안정적인 타격 매커니즘을 바탕으로 중장거리 타구 생산에 능하다. 또 변화구 헛스윙 비율이 평균보다 낮으며 타구 분포가 다양한 스프레이히터 유형”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로하스는 호주 스프링캠프서 빠른 적응과 함께 공격과 수비 훈련에서 연일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고, 시범경기에서도 11경기 타율 4할(30타수 12안타) 1홈런 5타점 활약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개막전 때만 해도 두산에게 외국인타자 고민은 남일이었다. 로하스가 1일 롯데 상대 데뷔전을 갖고 연장 짜릿한 끝내기홈런 포함 6타수 2안타 5타점으로 강렬한 첫 인상을 남겼기 때문. 그러나 타점쇼는 그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4일 잠실 NC전 무안타로 2할대 타율이 깨진 뒤 29일 인천 SSG전까지 한 달 가까이 시즌 타율이 1할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단 사령탑은 로하스에게 조금 더 적응의 시간을 준다는 계획이다. 고토 고지 타격코치 또한 로하스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 이승엽 감독은 “외국인타자 자리가 우리나라에서는 굉장히 크다. 어떻게 해서든 고토 코치가 로하스를 살릴 것”이라며 “로하스가 살아주면 팀 타선이 폭발력을 가질 수 있다. 아직 30경기도 안 했기 때문에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좋아질 것으로 본다”라고 믿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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