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에 누구도 예상 못한 신인왕 후보가 떴다. 3년차 우완 투수 이용준(21)이 그 주인공이다.
이용준은 지난 29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등판, 5이닝 1피안타 2볼넷 1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했다. NC의 3-2 승리와 함께 시즌 2승째를 거둔 이용준은 평균자책점도 1.45에서 1.14로 낮췄다. 20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 36명 중 평균자책점 4위. 개막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시즌 초반이지만 신인왕 레이스에서 이용준의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1회부터 노시환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삼자범퇴로 시작한 이용준은 2회에도 볼넷 1개만 주면서 나머지 3타자를 범타 요리했다. 3회 이성곤에게 안타, 이원석에게 볼넷을 주며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노수광의 보내기 번트가 2-6-4 병살타로 이어져 한숨 돌렸다.
계속된 2사 2루에서 문현빈을 2루 땅볼 유도하며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준 이용준은 4~5회 연이어 삼자범퇴 이닝으로 선발승 요건을 갖췄다. 총 투구수 84개로 스트라이크 50개, 볼 34개. 최고 148km, 평균 144km 직구(43개) 중심으로 슬라이더(24개), 커브(9개), 체인지업(8개)을 고르게 구사했다.
경기 후 이용준은 “날씨도 그렇고, 지난 경기에서 좋았던 감 그대로 잘해보려 했다. 경기 초반에 좋지 않았지만 (박)세혁 선배가 자신 있게 던지라고 해서 리드만 믿고 던졌다. 점수를 안 주겠다는 생각보다 하나씩 천천히 하자는 생각으로 차근차근 풀어나갔다”고 말했다.
이용준은 허리 부상으로 개막부터 이탈한 외국인 투수 테일러 와이드너 자리에 들어와 대체 선발 역할을 수행 중이다. 지난 12일 창원 KT전에서 5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신고했고, 23일 창원 롯데전에선 6이닝 무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첫 퀄리티 스타트도 성공했다.
지난해 감독대행을 맡은 뒤 이용준에게 1군 선발 기회를 주며 가능성을 봤던 강인권 NC 감독은 “구종이 다양하고, 커맨드가 좋은 투수다. 작년에는 마운드에서 잘 던지다가도 야수 실책이나 빗맞은 안타 등으로 이상하게 안 풀려 대량 실점한 경기가 많았다. 올해는 고정 선발로 들어가면서 안정을 찾았고, 마운드에서 계산이 서는 안정적인 투구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디자인고 출신으로 지난 2021년 2차 2라운드 전체 16순위로 NC에 지명된 우완 이용준은 지난해까지 1군에서 12경기 23⅔이닝만 소화했다. 입단 5년 이내, 누적 30이닝 이하로 중고 신인 자격을 갖췄다. 시즌 초반부터 예상을 뛰어넘는 임팩트 있는 투구로 신인왕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신인왕 후보 자격이 되는지도 몰랐는데 지난 경기 잘 던지고 주변 사람들이 얘기를 해줘서 알게 됐다”는 이용준은 “신인왕을 받고 싶다는 욕심은 없다. 내가 할 것만 잘하면 자연스럽게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고 말했다. NC 주장 손아섭도 이용준에 대해 “변화구 구사 능력이 뛰어나고, 컨트롤도 좋다. 무엇보다 마운드 위에서 타자와 승부를 할 줄 아는, 싸울 줄 아는 투수”라며 후배 홍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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