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열광시킨 미친 홈스틸...KIA팬들의 응원 함성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오!쎈 잠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3.04.30 00: 09

잠실구장을 뒤흔든 KIA 김규성의 미친 홈스틸. 조재영 3루 주루 코치의 면밀한 조언과 김규성의 과감한 시도는 잠실구장의 절반을 채운 KIA팬들의 응원 소리 덕분에 가능했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김규성은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 5-3으로 앞선 9회 2사 만루 상황에서 3루에서 홈스틸을 성공했다. KBO 공식 기록은 역대 7번째 삼중도루였다. 
이날 홈스틸은 여러 요인들이 잘 어우러진 '작품'이었다. 

2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9회말 2사 만루 KIA 3루 주자 김규성의 홈스틸 때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3.04.29 /ksl0919@osen.co.kr

2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9회초 2사 만루 KIA 한승택의 타석 때 3루 주자 김규성이 홈스틸, 득점을 올리고 있다. 2023.04.29 /ksl0919@osen.co.kr

먼저 조재영 코치가 상황을 잘 분석해 김규성에게 팁을 줬다. 김규성은 "(만루라) 3루수 수비 위치가 좀 많이 뒤에 있었다. 리드를 많이 할 수 있었다. 상대 투수가 왼손이었다.(3루쪽을 등지고 던진다). 함성 소리가 크면 아무래도 LG의 콜 플레이가 잘 안 들려서 살 수 있는 확률이 높을거라고 얘기 해주셨다. 마지막에 코치님이 뛰라고 사인을 주셔서 성공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3루에 진루한 김규성은 함덕주의 투구 습관을 유심히 지켜봤다. 김규성은 "예전부터 코치님이 투수의 습관을 얘기 했었다. 3루에 와서 그 습관을 계속 찾으면서 봤다. 포수랑 사인을 교환하고 나서 1루 방향을 보더라. 그 순간에 뛰면 살 수 있겠다 생각했다. 함덕주 선수가 1루 방향을 보자마자 그때 뛰었다"고 했다. 
이어 "습관을 찾으려고 계속 보다 보니까 2스트라이크가 됐다. 마침 또 (팬들의) 함성 소리가 무척 컸다. 코치님이 사인을 주셔서 뛰었다"고 덧붙여 말했다.
2사 만루, 한승택 상대로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 포수와 사인을 교환한 함덕주가 습관적으로 1루를 쳐다보는 순간, 리드폭을 길게 잡고 있던 김규성은 홈으로 과감하게 질주했다. 
김규성은 "홈에 거의 다 와서 슬라이딩 하는데 공이 아직도 안 오더라.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 하면서 살았다 싶더라"고 말했다.  함덕주가 뒤늦게 홈으로 공을 던졌으나 원바운드로 낮게 오면서 김규성의 몸에 맞고 포수 뒤로 빠졌다.
김규성은 "야구하면서 홈스틸은 처음이다. 말로 표현을 못할 만큼 짜릿했다. 홈런 보다 더 짜릿하다"며 "우리가 1점을 내야 여유있게 갈 수 있는 상황이라 더 짜릿했던 것 같다. 공에 맞아 아픈 것보다 1점 냈다는 것이 기뻐서 고통은 전혀 몰랐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날 잠실구장에는 2만 3750명 만원 관중이 가득 찼다. LG팬과 KIA팬이 관중석 절반씩 채워 거의 비슷했다. 9회 2사 만루에서 3루측 KIA팬들은 함성 소리는 커졌다. 홈스틸을 시도하며 달린 김규성의 등 뒤에는 KIA팬들의 열띤 응원 소리가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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