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이딩하라고 몇 번을 얘기했건만…”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은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전날(28일) 경기에서 부상으로 이탈한 새로운 돌격대장 황성빈의 부상 이탈을 안타까워했다.
황성빈은 전날 경기 1회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아웃됐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슬라이딩을 하지 않고 서서 베이스에 들어가다가 왼쪽 발목을 삐끗했다. 안족으로 상당히 많이 꺾였고 예사롭지 않은 부상을 직감해야 했다. 황성빈은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결국 황성빈은 왼쪽 전거비인대 2도파열 진단을 받았다. 회복까지 4주가 소요될 전망이다. 정상 복귀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는 의미.
황성빈은 2020년 신인 드래프트 2차 5라운드 전체 44순위로 지명을 받았다. 지명 이후 한 시즌도 뛰지 않고 곧바로 현역 군 복무를 마쳤고 지난해 1군에 데뷔했다. 가능성을 비췄던 황성빈은 올해 말 그대로 그라운드에서 날뛰었다. 11경기 타율 3할5푼3리(34타수 12안타) 3타점 8득점 도루 OPS .862의 성적을 기록하며 롯데 타선의 공격 첨병 역할을 하고 있었다.
지난 11일 사직 LG전 홈 슬라이딩 과정에서 왼손 검지 미세골절 부상을 당했던 황성빈은 지난 22일 복귀 후 또 다시 부상을 당하면서 전열을 이탈하게 됐다.
황성빈은 서튼이 총애하는 애제자격의 선수였다. 발 빠르고 운동신경을 갖춘 선수들을 선호하고 누상을 활발하게 누빌 수 있는 선수들을 라인업에 포진시키고 싶었던 서튼 감독이었는데 황성빈은 딱 들어맞는 선수였다. 하지만 또 다시 부상으로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서튼 감독은 “황성빈의 존재감이 그리울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탈이 안타깝고 존재감을 그리워 하되 기본을 지키지 않은 플레이는 냉정하게 지적했다. 서튼 감독은 “황성빈은 하지 말아야 할 실수를 했다. 나와 코치들은 선수들에게 항상 슬라이딩을 하라고 강조한다. 그런데 황성빈은 슬라이딩을 하지 않아서 부상을 당했다”라며 “항상 강조하는 메시지만 선수들이 순간 잊어버릴 때도 있고 다른 생각을 하다보면 부상이 나온다. 또 황성빈은 어제 포수를 보지 않았다. 황성빈은 인플레이 상황이 아닌줄 알고 서서 들어갔고 그래서 부상을 당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항상 공격적인 슬라이딩을 해야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 또 송구가 어디서 날아오는지 상관없이 , 어느 베이스에서든지 항상 슬라이딩을 해야 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일단 황성빈의 공백은 김민석과 윤동희 등이 나눠서 맡을 전망. 서튼 감독은 “저희 벤치 뎁스를 잘 활용할 생각이다. 김민석이 그 전보다 더 많은 타석을 소화할 생각이다. 김민석은 다른 유형이지만 다른 장점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팀에 큰 도움이 될 선수”라고 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