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레즈, '7이닝 무실점 6K-8득점 지원' 그러나 첫승 실패 "마운드 오르면 100% 능력 쏟아붓는 게 내 역할, 이외의 부분은 어떻게 할 수 없는..."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3.04.29 09: 20

알버트 수아레즈(삼성)가 또 불운에 울었다. 
수아레즈는 지난 2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경기 전까지 3차례 등판을 통해 시즌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던 그는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7회까지 무실점(6피안타 6탈삼진)으로 상대 타선을 잠재웠다. 
출발부터 좋았다. 1회 조용호, 김민혁, 알포드를 꽁꽁 묶었다. 2회 박병호와 강백호를 연속 삼진으로 제압하고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장성우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으나 박경수와 풀카운트 끝에 6구째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3회 실책과 안타로 1사 1,2루 위기에 몰렸으나 김민혁과 알포드를 내야 땅볼로 유도하며 이닝 마무리.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알버트 수아레즈 / OSEN DB

4회 박병호, 강백호, 장성우의 출루를 봉쇄하며 두 번째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5회 박경수와 김상수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무실점 행진은 계속 됐다. 6회 알포드, 박병호, 강백호 등 KT 클린업 트리오를 삼자범퇴 처리한 수아레즈는 7회 장성우와 대타 오윤석에게 안타를 내주며 1사 1,2루 상황이 됐지만 김상수와 조용호를 각각 1루수 파울 플라이, 2루 땅볼로 유도했다. 
동료들의 득점 지원도 화끈했다. 무려 8점을 안겨줬다. 
1회 2사 2루 선취 득점 찬스에서 강민호의 우중간 2루타로 1점을 먼저 얻었다. 5회 2사 1,2루 찬스에서도 강민호의 한 방이 터졌다.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주자 모두 홈인. 7회 1사 후 구자욱의 볼넷, 강민호의 좌전 안타에 이어 오재일의 좌중간 2루타로 2점 더 보탰다. 
삼성은 5점 차 앞선 8회 2사 후 김지찬, 피렐라, 구자욱의 연속 볼넷으로 만루 기회를 잡았다. 대타 김태군이 좌중간 2루타로 누상에 있는 주자를 쓸어 담았다. 8-0. 수아레즈는 8점 차 앞선 8회 마운드를 내려왔다. 누가 봐도 수아레즈의 시즌 첫 승은 따놓은 당상 같았다. 
그러나 계투진은 8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한 이닝 동안 무려 8점을 내주며 8-8 승부는 원점. 삼성은 연장 혈투 끝에 10-9로 이겼다. 하지만 선발 수아레즈의 시즌 첫 승을 지키지 못한 계투진의 부진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알버트 수아레즈 / OSEN DB
지난해 한국 땅을 처음 밟은 수아레즈는 24경기에 등판해 19차례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는 등 선발로서 제 몫을 다했다. 2.49의 평균자책점에서 알 수 있듯 투구 내용은 좋았다. 그러나 동료들의 도움을 받지 못해 6승 8패에 그쳤다. 
지난해 지독한 불운에 시달리며 '수크라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그에게 '승운이 따르지 않는 것 같다'고 하자 이렇게 말했다. 
"내가 제어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 억지로 해보려고 하지 않는다. 선발 투수로서 마운드에 오르면 내가 가진 100%의 능력을 쏟아붓는 게 내 역할이다. 이외의 일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렇기에 담담하게 받아들이려고 한다". 
올 시즌 최고 피칭과 8점 차 리드에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한 어제도 같은 마음이었을 것 같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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