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신민재가 대주자로서 도루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두 차례나 찬스를 만들어줬지만, 후속타자의 적시타 한 방이 터지지 않아 더 빛나지 못했다.
지난해 14경기에 출장한 신민재는 올해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돼 28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16경기에 출장했다. 그런데 타석은 0개. 득점은 6개, 도루 5개(실패 2개)를 기록했다. 대주자 스페셜리스트로서 선발 출장은 0경기, 16경기 모두 경기 후반 대주자로 출장해 도루와 득점을 기록한 것이다.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LG 경기. 신민재는 이날도 어김없이 대주자로 출장했다.
LG는 8회초 이우성에게 대타 솔로 홈런을 허용해 3-3 동점이 됐다. 8회말 선두타자 김현수가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곧바로 대주자 신민재가 교체 출장했다. 투수 전상현은 1루에 견제구를 던지며 신민재의 빠른 발을 경계했다. 문보경이 초구 번트를 시도했으나 파울이 됐고, 2구째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신민재는 박동원 타석에서 초구에 2루 도루에 성공했다. 투수 견제구에 이어 KIA 배터리가 초구부터 피치아웃을 했지만, 신민재는 주저없이 2루를 향해 스타트했다. 피치아웃된 공을 받은 포수 한승택의 2루 송구가 빗나가 세이프 됐다. 신민재의 빠른 발에 배터리가 압박을 받은 셈.
하지만 1사 2루 찬스에서 박동원이 우익수 뜬공 아웃, 서건창이 중견수 뜬공 아웃으로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신민재는 지명타자로 라인업에 계속 남았다.
연장 10회말, 1사 후 신민재 타석이 돌아왔다. 올 시즌 17경기 만에 처음 타석에 들어섰다. 신민재는 KIA 마무리 정해영 상대로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2021년 5월 15일 잠실 삼성전에서 안타를 때린 이후 무려 713일 만에 안타였다.
투수의 집중적인 견제구로 문보경 타석에서 도루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문보경은 중견수 뜬공 아웃. 2사 후 박동원 타석에서 신민재는 초구에 2루로 뛰었다. KIA 배터리는 또 피치아웃을 했는데, 포수 주효상의 2루 송구에도 세이프 됐다.
8회에 이어 10회까지 두 차례 피치아웃 상황에서 모두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그러나 박동원이 이번에도 외야 뜬공 아웃으로 물러나, 끝내기 찬스가 무산됐다. 결국 LG는 연장 11회 접전 끝에 3-4로 패배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최근 취재진 브리핑에서 신민재를 콕 찍어서 “칭찬 좀 많이 해주세요”라고 말했다.
지난 25일 SSG전에서 LG는 9회 오지환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했다. 염 감독은 다음 날 "어제 히어로는 오지환이지만, 과정을 만들어낸 것은 신민재다"라고 칭찬했다.
4-4 동점인 9회말 1사 후 문성주가 안타로 출루하자, 신민재가 1루 대주자로 투입됐다. 문성주는 바로 2루 도루에 성공해 끝내기 찬스로 상대 배터리를 압박했다. 후속타자 오지환이 전진 수비를 한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 때 끝내기 득점을 올렸다.
염 감독은 "민재가 2루 도루를 성공하면서 외야 수비 위치를 당길 수 있었다. 1사 1루보다는 2루가 투수나 포수 입장에서 바운드 되는 변화구를 던지기 어렵다. 지환이가 칠 수 있는 공이 들어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염 감독은 "대주자는 1점 차 승부에서는 주전 만큼이나 승수를 쌓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대주자가 6~7승까지도 만들어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신민재는 도루 2개를 성공시켜 도루 부문에서 1위 키움 김혜성(8개)에 1개 뒤진 2위(7개)로 올라섰다. 신민재는 도루 능력을 뽐냈지만 이날 LG의 과감한 '뛰는 야구'는 주루사 2개, 견제사 2개, 도루 실패 1개로 자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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