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 오자마자 캐치볼부터 시작했다. 한화가 발 빠르게 영입한 대체 외국인 투수 리카르도 산체스(26)가 의욕 넘치는 모습으로 한국에서 첫걸음을 내딛었다.
산체스는 지난 28일 NC전을 앞두고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도착했다. 서울에서 메디컬 체크를 완료한 뒤 오후 5시쯤 구장에 왔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먼저 만나 인사를 나눈 뒤 라커룸에서 선수단과 상견례하며 얼굴을 마주했다.
산체스는 “선수들이 환영해줘 기분이 매우 좋다. 팀이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다”며 “KBO리그에 단순히 경험을 쌓으러 온 것이 아니다. 팀에 보탬이 되고, 승리하러 왔다”고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상견례를 마치자마자 훈련복으로 갈아입은 산체스는 곧바로 그라운드에 나왔다. 우측 외야에서 캐치볼을 하면서 가볍게 몸을 풀었고, 호세 로사도 투수코치와도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이 보였다. 훈련을 마친 뒤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
1997년생으로 26세에 불과한 산체스는 현재 KBO리그 외국인 선수 중에서 나이가 가장 어리다. 지난 2021년 8월 KIA에 대체 합류한 투수 다카하시 보(세이부)에 이어 KBO리그에 들어온 두 번째 1997년생 외국인 선수로 무척 젊다.
KBO리그는 젊은 산체스에게 새로운 경험과 성장의 무대가 될 수 있다. 연봉 40만 달러로 몸값도 싸다 보니 급하게 쓰는 ‘땜질용’ 선수라는 시선도 없지 않지만 산체스는 성공 의지가 분명하다. 한국에서 잘하면 지금껏 벌지 못한 금전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KBO리그를 발판 삼아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외국인 선수들도 많다. 이보다 좋은 동기 부여가 없다.
베네수엘라 출신 좌완 산체스는 지난 2020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3경기(5⅓이닝 평균자책점 6.75)가 메이저리그 경력의 전부. 하지만 2014년 17살 때부터 시작해 마이너리그 경력만 8시즌으로 통산 140경기(133선발 640⅓이닝 32승52패 평균자책점 4.61) 경험이 있다. 2021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로 1년을 통째로 재활했지만 지난해 풀시즌을 던지며 건강을 증명했다.
한화는 에이스로 기대한 버치 스미스가 개막전에서 어깨 통증으로 2⅔이닝 60구 만에 자진 강판한 뒤 차도가 없자 빠르게 교체를 결정했다. 지난 19일 스미스를 전격 방출한 뒤 바로 다음날 산체스 영입을 발표했다. 26일 입국 후 메디컬 체크를 거쳐 28일 선수단에 합류한 산체스는 빠르면 다음주 실전 투입이 예상된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도 기복을 거듭하고 있어 한화는 산체스의 빠른 적응이 필요하다. 산체스의 첫 실전 무대가 1군이 될지 2군이 될지는 아직 미정. 수베로 감독은 “서산에서 한 번 등판할 가능성이 높지만 선수의 몸 상태와 의견을 들어본 뒤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