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고도 찝찝한 경기였다. 삼성 외국인투수 알버트 수아레즈가 7이닝 무실점 역투에도 시즌 첫 승에 실패했다. 타선이 무려 8점을 지원했지만 불펜이 8회 8실점 대참사를 겪으며 동점을 허용했다.
수아레즈는 2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지만 시즌 첫 승이 불발됐다.
올해 3경기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7.20으로 부진했던 수아레즈. 여기에 15일 롯데전 이후 개인 사정으로 미국에 잠시 다녀오며 약 2주간의 공백이 있었지만 작년 2경기 평균자책점 1.50으로 강했던 KT를 만나 본래의 위력적인 구위를 되찾았다. 3회, 5회, 7회 나란히 1사 1, 2루에 처했지만 위기관리능력을 선보였고, 그 외 큰 위기 없이 손쉽게 이닝을 마치며 시즌 2호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작성했다.
수아레즈는 8-0으로 크게 앞선 8회 우규민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기분 좋게 경기를 마쳤다. KT 타선의 침체된 흐름을 감안했을 때 수아레즈의 시즌 첫 승이 무난하게 예상됐던 상황. 2이닝 동안 8점을 내준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러나 삼성 불펜이 그 어려운 걸 해냈다. 수아레즈로부터 바통을 받은 우규민이 무사 1, 3루 위기서 문상철에게 희생플라이를 맞고 이재익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재익은 폭투와 볼넷으로 계속된 위기서 강현우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했고, 신본기에게 볼넷을 내준 뒤 이상민과 교체됐다. 이상민 또한 흔들렸다. 첫 타자 오윤석 상대 밀어내기 볼넷을 헌납한 뒤 김상수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조용호를 유격수 뜬공 처리했지만 홍현빈을 만나 다시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8-5까지 추격 당한 가운데 삼성은 결국 전날 트레이드로 합류한 김태훈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김태훈은 등판과 함께 대타 김준태에게 초구 3타점 싹쓸이 동점 2루타를 맞으며 고개를 숙였다. 수아레즈의 시즌 첫 승 요건이 날아간 순간이었다. 이후 문상철을 중견수 뜬공 처리했지만 이미 8실점한 뒤였다.
삼성은 연장 10회 2사 만루서 이재현의 2타점 결승타에 힘입어 KT를 10-9로 꺾고 3연승에 성공했다. 그러나 7이닝 동안 실점하지 않은 선발 수아레즈의 승리가 무산됐고, 휴식이 예상됐던 필승조 전원이 출격하며 불필요한 소모전을 펼쳤다. 승리를 거두고도 결코 웃을 수 없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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