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경기 5득점에 그쳤던 타선이 8회에만 8점을 올리며 폭발했지만 또 이기지 못했다. 그 어떠한 마법도 통하지 않는 KT 위즈다.
28일 수원 삼성전을 앞두고 만난 KT 이강철 감독은 “판은 까는데 점수가 안 난다. 집 나간 애들이 들어오질 않는다”라고 타선의 집단 슬럼프를 향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최근 7경기 1무 6패와 함께 6연패 중이었던 KT. ‘철인 듀오’ 배정대, 황재균의 부상 공백과 장성우, 박병호, 김상수 등 주축 선수들의 타격 부진이 뼈아팠다. 6연패 기간 동안 KT의 팀 타율(.202), 홈런(1개)은 최하위였던 반면 잔루(65개)는 NC와 함께 가장 많았다. 그래도 첫 2연패 때는 타선이 11득점하며 제 몫을 해냈지만 22일 잠실 두산전부터 27일 고척 키움전까지 5경기 총 득점은 5점에 불과했다.
이에 이강철 감독은 28일 경기를 앞두고 퓨처스리그 타격코치로 지도자 경험을 쌓고 있는 유한준 코치를 전격 1군으로 콜업했다. 이 감독은 2년 전 우승 주역이었던 유 코치를 1군 타격보조코치로 임명하며 “조금 일찍 불렀지만 어차피 써야할 코치였다. 선수들과 잘 어울리고, 선수들을 잘 알고 있다. 선수들에게 조언을 해주길 바란다”라고 분위기 쇄신을 기원했다.
삼성을 맞아 조용호-김민혁-앤서니 알포드-박병호-강백호-장성우-박경수-이상호-김상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린 KT. 그러나 반전은 없었다. 적어도 7회까지는 그랬다. 개인 사정으로 미국에 다녀온 알버트 수아레즈 상대 단 한 점도 뽑지 못하는 빈타에 시달렸다.
KT는 3회 3루수 실책과 조용호의 우전안타로 1사 1, 2루 기회를 맞이했지만 김민혁이 야수선택, 알포드가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이후 5회 선두 박경수의 내야안타와 김상수의 안타로 만난 1사 1, 2루는 조용호가 야수선택, 홍현빈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무산됐다. 홍현빈 타석 때 장타성 타구가 중견수 김성윤의 호수비에 잡히는 불운까지 따랐다.
0-5로 끌려가던 7회 또한 답답했다. 선두 장성우와 대타 오윤석이 다시 1사 1, 2루 밥상을 차렸지만 김상수가 1루수 파울플라이, 조용호가 2루수 땅볼로 또 다시 득점 없이 이닝을 종료시켰다.
KT는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0-8로 뒤진 8회 그토록 기다렸던 빅이닝을 만들었다. 무사 1, 3루 찬스서 문상철이 희생플라이로 8득점 빅이닝의 서막을 열었다. 이후 폭투와 강백호의 볼넷으로 이어진 1사 1, 2루서 강현우가 1타점 2루타를 날렸고, 신본기의 볼넷에 이어 오윤석이 밀어내기 볼넷, 김상수, 홍현빈의 적시타로 5-8 3점 차 추격을 가했다. 이후 김준태가 대타로 등장, 바뀐 투수 김태훈의 초구를 공략해 3타점 싹쓸이 동점 2루타로 연결했다. 8-8 균형을 맞춘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승리는 찾아오지 않았다. 연장 10회 2사 만루서 박영현이 이재현에게 뼈아픈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다시 리드를 내줬다. 곧이어 10회 선두 오윤석이 솔로홈런으로 1점 차 추격을 가했지만 동점을 만들기엔 역부족이었다.
KT는 결국 삼성에 9-10 석패를 당하며 7연패 수렁에 빠졌다. KT가 7연패를 당한 건 2019년 5월 1일 잠실 LG전 이후 1458일만의 일. 안 풀려도 너무 안 풀리는 마법사 군단의 4월이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