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맡겨야 되겠죠?"
롯데 자이언츠의 실질적인 에이스 나균안(25)은 과연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에 선발될 수 있을까. 나균안은 현재 리그 토종 투수들 가운데서도 가장 페이스가 좋다. 지난 27일 사직 한화전 8이닝 4피안타 1사구 7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면서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나균안의 현재 시즌 성적은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34(33⅔이닝 5자책점)이다. 리그 에이스급 성적을 기록 중이다. 아담 플럿코(LG)와 함께 다승 공동 1위이고 외국인 선수들을 제치고 최다 이닝 1위다. 평균자책점은 4위, 탈삼진 5위(29개),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 공동 2위(4회),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3자책점 이하)는 공동 1위(3회)에 올라 있다. 투수 지표 대부분에서 리그 최정상급 성적을 기록 중이다. 안우진(키움), 곽빈(두산)과 함께 토종 선발 3인방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다.
구종 완성도와 제구력, 커맨드 등 투수로서 갖춰야 할 덕목을 확실하게 선보이고 있다. 더군다나 지난 2020년,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을 한 뒤 4년차에 투수로서 빠르게 자리 잡았다. 나균안의 투수로서 재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제 나균안으로서는 롯데 에이스를 넘어서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바로 그것. 지난 2022년 개최 예정이던 아시안게임은 중국 현지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1년 미뤄졌다. 일단 올해는 더 이상 변수가 없다면 예정대로 개최될 전망.
일단 아시안게임 태극마크 자격은 만 25세 이하, 프로 입단 4년차 선수들에게 해단된다. 만약 지난해 예정대로 아시안게임이 열렸다면 나균안에게 기회가 없을 수 있었다. 만 24세 이하라는 조건에 충족했지만 성적이 뒷받침 된다고 할 수 없었다.
올해는 다르다. 아시안게임이 미뤄지면서 자격 조건도 달라졌다. 그리고 나균안도 스텝업 했다. 다시 한 번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현 시점에서 대표팀을 선발한다면 나균안의 발탁은 당연하다. 그래도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기에 섣부르게 기대를 하기 힘든 상황이기는 하다.
만약 나균안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되고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된다면 구단 입장에서도 나쁠 것이 없다. 병역 혜택도 걸려 있는 대회이기 때문. 핵심 투수 자원으로 떠오른 나균안을 군대 공백 없이 계속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균안의 대표팀 선발은 모두에게 이로울 수 있다.
나균안도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을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래도 크게 마음 쓰지 않으려고 한다. 그는 "사실 아시안게임까지 너무 많은 경기가 남았다. 또 나보다 더 좋은 젊은 투수들이 많다"라면서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은 하늘에 맡겨야 할 것 같다. 물론 태극마크를 다는 것은 나를 비롯해 모든 스포츠 선수들의 꿈이다. 그 꿈을 위해 반드시 노력은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표팀에 선발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나균안의 의지와 목표, 지향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는 "물론 태극마크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팀도 생각해야 한다. 당장은 아시안게임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고 좋은 결과가 있다면 그 뒤에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류중일)감독님이나 뽑아주시는 분들께서 잘 봐주시면 좋겠다. 만약 아니라면 팀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균안신'도 어떻게 할 수 없는 태극마크다. 하지만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나균안의 대표팀 발탁은 꿈이 아닌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