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이가 가고 나니 홈런이 바로 나오네”.
오재일(삼성)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오재일은 27일 대구 두산전에서 역전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7-6 승리를 이끌었다. 3-6으로 뒤진 7회 2사 만루 찬스에서 두산 신인왕 출신 정철원과 볼카운트 3B-1S에서 5구째 직구(145km)를 공략해 우중간 펜스 밖으로 날려 버렸다. 비거리는 120m.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오재일은 “오랜만에 (홈런을) 쳤는데 (타구가) 넘어갈 줄 알았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무조건 직구 타이밍이라고 판단했다. 실투가 들어와 운 좋게 홈런으로 연결됐다.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재일의 한 방이 터지자 가장 기뻐했던 이는 박한이 타격 코치였다. 이에 오재일은 “코치님께서 기술적인 조언보다 ‘못 쳐도 되니까 편하게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살짝 포기한 것 같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최근 10경기 타율 1할4푼3리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그는 그랜드슬램으로 터닝 포인트를 마련했다. 이에 “페이스가 빨리 올라와야 하는데 계속 그 자리에 머무르는 것 같다. 걱정 아닌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20경기 넘었고 (타격 페이스가) 올라올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오늘 좋은 타구가 나왔으니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오재일의 절친 이원석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키움으로 이적했다. 오재일의 마음도 무거울 듯. 그는 “원석이가 가고 나니 홈런이 바로 나오네. 바쁘게 가는 바람에 이야기도 제대로 못했는데 경기 끝났으니 통화를 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오늘 아침에 전화 와서 ‘(키움으로) 간다’고 하길래 거짓말인 줄 알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기사보고 깜짝 놀랐다. 그래서 오늘 최대한신경 안 쓰려고 했는데 마음이 뒤숭숭했다. 홈런을 치고 나서 다 잊어버렸다”고 웃었다.
박진만 감독은 “오재일이 결정적인 역전 홈런을 쳐줬다. 피렐라도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다. 전체적으로 팀 타선이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 것 같아 고무적이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편 삼성은 오는 28일부터 수원KT위즈파크에서 KT와 주말 3연전을 치른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