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에 복귀했지만 아직 스스로 만족하지 않은 듯 했다.
롯데는 지난 26일 사직 한화전에서 8-1로 완승을 거뒀고 5연승을 달렸다. 팽팽하던 흐름이 7회말 5득점 빅이닝을 만들어내며 쐐기를 박았다.
그러나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경기 흐름 자체를 넘겨줄 위기도 있었다. 2-1로 앞서던 6회초 무사 1사 2,3루 위기가 있었지만 김진욱이 막아냈다. 6회말 추가점을 내면서 3-1로 달아났지만 7회말에 다시 위기가 만들어졌다.
롯데는 7회부터 필승조 라인을 가동했고 최준용이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 21일 NC전을 앞두고 올해 처음으로 1군에 복귀했고 주말 NC 3연전 스윕에 힘을 보탰다.
그런데 최준용이 위기를 자초했다. 하위타선을 만났지만 고전했다. 7번 유로결을 상대로 좌전안타, 8번 문현빈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맞아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모두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승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유로결을 상대로 1볼 2스트라이크에서 2군에서 연마했던 커브를 던지다가 안타를 허용했다. 밋밋하게 스트라이크 존으로 형성이 됐고 방망이에 걸렸다. 문현빈을 상대로도 2스트라이크를 선점했다. 그러나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등을 던지다가 파울이 되고 볼이 되자 2볼 2스트라이크가 됐고 7구 승부 끝에 슬라이더를 던졌지만 우전 안타를 내줬다.
7회 최준용-8회 구승민-9회 김원중으로 경기를 풀어가려고 했지만 위기가 만들어지며 불펜 운영이 꼬였다. 오선진을 희생번트로 처리하며 1사 2,3루가 됐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구승민이 최준용의 뒤를 이어 받았다. 노수광을 삼진 처리한 뒤 정은원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노시환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 위기를 극복했다. 자칫 동점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위기가 삭제됐다.
결국 두 차례 위기를 극복한 뒤 롯데는 빅이닝으로 승기를 완성했다.
5연승과 대승의 분위기 속에서 최준용은 만족할 수 없었다. 홀로 웃을 수 없는 하루였다. 모든 환희의 순간이 끝나고 조용해지고 불 꺼진 사직구장에 최준용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1루 불펜에서 여러차례 투구 자세를 취하면서 밸런스를 다시 곱씹어보는 듯 했다. 그렇게 어두워진 사직구장에서 20~30분 가량 자율학습을 수행한 뒤 다시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5연승의 과정에서 롯데 불펜은 평균자책점 1.17로 짠물투를 펼치고 있다. 뒤늦게 1군에 합류한 최준용도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했고 기존에 지친 불펜들에 힘을 보탰다. “1군에서 던졌던 시간이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 다시는 2군에 갈 수 있지 않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1구 1구 간절하고 소중하게 던지겠다”는 각오를 다졌던 최준용이다. 그리고 불만족했던 하루를 복기하면서 다시 책임감을 되새기기 위해 퇴근까지 늦췄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