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타석 5도루' 염갈량의 히든 카드, "6~7승을 만들 수 있다"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3.04.27 06: 45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26일 열린 SSG 랜더스와 시즌 2차전을 앞두고 “신민재 칭찬 좀 해주세요”라고 취재진에 말했다.
사실 염 감독이 하고 싶은 얘기였다. 취재진을 통해 다시 한번 신민재가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 알리고 싶고 칭찬하고 싶은 것이다.
염 감독은 SSG와 시즌 1차전, 지난 25일 경기를 되돌아보며 “신민재를 칭찬해 달라”며 “1차전 히어로는 오지환이었지만, (승리) 과정을 만든 것은 신민재였다. 1점이 중요한 상황에서 대주자의 임무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LG 홍창기, 이정용이 끝내기 주자 신민재와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2023.04.25 /jpnews@osen.co.kr

LG는 25일 1차전에서 9회말 오지환의 끝내기 안타가 나오면서 5-4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수훈 선수로 오지환이 뽑혔지만, 사실 앞서 신민재의 도루 성공도 승리의 밑거름이었다. 신민재는 9회말 1사 이후 문성주가 좌전 안타를 때리자 바로 대주자로 투입됐다.
신민재는 SSG 베테랑 불펜 노경은의 끈질긴 견제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2루를 노렸다. 결국 신민재는 오지환 타석 때 2루 도루에 성공했고, 오지환의 2루타가 나왔을 때 3루를 돌아 홈을 통과, 끝내기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염 감독은 “한 시즌을 하다 보면 좋을 때는 6~7승까지 만들어 내는 게 대주자의 임무다”면서 “(도루하기 쉽게) 변화구 타이밍 같은 것은 벤치에서 잡아주지만, (신민재가) 도루를 성공해 주면서 상대 외야 수비 위치를 당길 수 있었다. 상대 투수가 원바운드 (투구)를 던지기 어렵게 했다. 덕분에 (오)지환이가 칠 수 있는 볼을 던지게 만들었다”며 승리의 공을 신민재에게 돌렸다.
신민재 칭찬이 끊이지 않았다. “신민재가 승리의 과정을 만들어내는 등 경기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아주 고마운 존재다”고 강조했다.
신민재는 올 시즌 아직 타석에는 한 번도 서보지 못했다. 염 감독은 “여유로운 상황이면 타격 기회를 줄 수 있는데, 매 경기 접전이다 보니 쉽지 않았다. 감독 입장에서는 신민재 같은 선수가 중요하다. 이런 선수가 자기 몫을 해냈을 때 팀에 큰 영향을 준다. 뒤에서 고생하는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가장 고생하는 위치에 있다”고 했다.
LG 신민재. / OSEN DB
타석에 대해서는 아직 아쉬워하지 않았다. LG가 추구하는 야구, 그 방향성에서 자신이 할 일이 크기 때문이다. 자신의 빠른 발이 활용되는 점에 만족하고 있다.
올 시즌에는 현재 대주자로만 나서고 있지만, 신민재는 그 일을 100% 해내기 위해 많이 연구한다. 상대 투수의 견제 동작 영상 등을 보면서 대주자로 나갔을 경우 실패하지 않으려고 나름의 준비를 하고 있다.
신민재는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경기 전에 영상도 보고 나름 준비를 하고 간다”며 “내 경우에는 상대 투수의 견제 동작을 많이 연구하고 본다. 견제사를 당하게 되면 아무래도 팀 분위기에 좋지 않다. 그래서 견제에 걸리지 않도록 신경을 쓰면서 빨리 뛰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 번의 기회. 보통 신민재가 나가는 경우는 경기 후반이다 승부처일 때가 많다. 박빙 승부일 경우이기도 하다. 즉 신민재 처지에서는 상당히 부담이 되는 상황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 신민재는 “그래도 뛰어야 한다. 내가 도루 성공에 대한 부담이 있듯, 상대도 그만큼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이다”고 했다.
타석에 서고 싶은 욕심이 생길 법도 하지만 “솔직히 재작년, 작년에는 한 번씩 1군에 올라오면 타석에 서고 싶었다. 그런데 올해는 ‘언젠가 들어가면 치겠지’ 정도다. 일단 내겐 주어진 임무가 있다. 그 일을 더 집중하고 생각하는 게 맞는 듯하다”고 했다. 지난해 3타석이었고 올해는 아직 없다. 하지만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홈런보다 도루가 좋다고 했다. 물론 1군에서는 홈런 기록이 없다. 퓨처스리그에서도 단 한 개뿐이다. 지난해 2군에서 첫 홈런을 날렸다. 4월 21일 SSG 2군과 경기에서 1, 2군 통틀어 첫 홈런을 날렸다. 그때를 떠올리면서 그는 “도루를 했을 때 더 짜릿하다”고 했다. 그만큼 자신의 장점을 알고, 자신에게 주어진 몫에 만족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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