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류현진은 30경기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신인상 투표에서 4위를 차지했다. 류현진에 앞선 3위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셸비 밀러, 31경기 15승 9패 평균자책점 3.06을 기록했다.
2009년 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19순위)에 세인트루이스 지명을 받은 밀러는 이후 애틀랜타, 애리조나로 연이어 트레이드 되면서 커리어가 망가졌다. 2014년 32경기 10승 9패 평균자책점 3.74로 준수한 활약을 했는데, 세인트루이스는 2015년 제이슨 헤이워드를 데려오기 위해 밀러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트레이드했다.
밀러는 2015년 애틀랜타에서 33경기 평균자책점 3.02로 잘 던졌지만 6승 17패로 지독히도 승운이 없었다. 6승 중 2승은 완봉승이었다. 1년 만에 또 트레이드됐다. 2016시즌을 앞두고 애틀랜타는 밀러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트레이드하면서 댄스비 스완슨을 영입했다.
애리조나에서는 불행이 겹쳤다. 밀러는 2016년 손가락 부상을 당하며 20경기 3승 12패 평균자책점 6.12패로 부진했다. 그리고 2017시즌 4경기(2승 2패 평균자책점 4.09) 등판하고 팔꿈치 부상, 그 해 5월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1년 재활을 거쳐 2018년 6월말 메이저리그에 복귀했다. 복귀 후 성적은 참담했다. 5경기(16이닝)에 등판해 4패 평균자책점 10.69로 부진했다. 재기에 실패. 방출됐다.
2019년부터 저니맨이 됐다. 2019년 텍사스와 계약, 19경기(44이닝) 선발과 불펜으로 뛰며 1승 3패 평균자책점 8.59에 그쳤다. 코로나19가 덮친 2020년에는 빅리그에 단 1경기도 뛰지 못했다. 2021년 시카고 컵스와 피츠버그, 2022년에는 뉴욕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전전했다. 메이저리그에서 2021년에는 12⅔이닝, 지난해는 7이닝 투구에 그쳤다.
다저스는 지난해 11월말 밀러를 150만 달러(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추가)에 계약했다. 불펜 뎁스를 위한 '보험용'이었다. 밀러는 지난해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산하 트리플A에서 43경기(53⅓이닝)에 등판해 2승 4패 5홀드 12세이브 평균자책점 2.87을 기록했다. 다저스는 불펜 투수로서 가능성을 봤다. 최근 다저스는 부상이나 부진으로 커리어 하락세인 투수를 저렴한 비용으로 영입해 재미를 많이 봤다.
밀러는 개막 로스터에 포함됐고, 여유 있는 상황에서 등판하다가 점점 중요한 순간에 중용됐다. 개막 후 7경기 연속 무실점, 8이닝 동안 단 2개의 안타만 허용했다. 지난 20일 뉴욕 메츠전에서 1이닝 2실점으로 처음 실점했다.
밀러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경기에서 9-8로 앞선 9회말 등판했다. 세이브 상황에서 첫 등판이었다. 3타자를 투수 땅볼, 2루수 땅볼, 삼진으로 가볍게 처리하며 승리를 지켰다.
올 시즌 10경기(11이닝)에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64, 피안타율 .111, WHIP 1.00을 기록 중이다. 지난 7년간 부상과 부진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밀러가 '재활 공장' 다저스에서 성공적인 재기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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