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재미가 있는 선수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배지환(24)은 현재, 시즌 극초반의 센세이션했던 모습에 비해 잠잠해진 것이 사실이다. 3할4리까지 치솟았던 타율은 현재 2할 초반대에서 머물고 있다. 현재는 67타수 15안타, 2할2푼4리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OPS도 .631로 준수한 생산력을 과시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들 중 OPS 순위는 184명 중 148위에 해당한다.
그렇지만 배지환은 여전히 주목을 받고 있고 가치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 그 이유를 26일(이하 한국시간) 경기에서 보여줬다.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의 경기 8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2도루 2득점으로 활약했다.
팀은 7-8로 재역전패를 당했지만 배지환이 공격 물꼬를 트고 분위기를 반전 시키면서 득점 과정을 이글었다. 1-2로 뒤진 2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1-2루간으로 강한 땅볼 타구를 때려냈다. 타구속도 99마일. 2루수 미겔 바르가스가 다이빙으로 걷어낸 뒤 1루에 송구했지만 빠른 발로 1루를 먼저 밟았다. 2루 내야안타. 이후 2루 도루까지 성공했다. 오스틴 헤지스의 사구로 계속된 1사 1,2루에서 키브라이언 헤이즈의 2타점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피츠버그가 3-2로 역전했다. 헤이즈의 2루타 때도 3루로 일찌감치 스타트를 끊었고 3루수가 이동한 틈으로 타구가 빠졌다.
4회말에도 1사 후 배지환이 득점의 물꼬를 텄다. 1루 선상 땅볼을 때렸고 베이스커버를 들어온 투수보다 먼저 1루에 도착했다. 내야안타로 멀티히트를 만들었고 다시 한 번 2루까지 훔쳤다. 나가면 도루에 성공했고 6,7호 도루를 한꺼번에 성공시켰다.
그리고 오스틴 헤지스의 우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아 4-2로 달아나는 득점을 기록했다. 배지환이 휘저으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린 피츠버그는 이후 앤드류 매커친의 스리런 홈런으로 7-2까지 달아났다. 배지환의 다이내믹한 면모가 그라운드를 뒤흔들었다.
다저스 선발 노아 신더가드는 슬라이드 스텝이 느린 선수였는데 배지환은 이를 완벽하게 이용했다. 견제 위험을 안고서 견제구도 던져보며 배지환을 묶어두려고 했지만 배지환의 스피드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신더가드의 조기 강판에도 적지 않은 지분이 있었다. 신더가드는 4이닝 9피안타(1피홈런) 7실점 강판 당했다. ‘토르’ 신더가드가 ‘번개 같은’ 배지환의 스피드를 이겨내지 못한 셈이다.
이날 피츠버그 지역 중계를 맡은 ‘AT&T 스포츠넷’ 중계방송에서는 “배지환은 보는 재미가 있는 선수”라면서 다이내믹한 배지환이 흥미 있는 선수이고 피츠버그에서 꾸준히 주목을 받고 기회를 얻는 이유를 설명했다.
올해 피치 클락과 견제 횟수 제한, 커진 베이스 등 스피드업 강화를 위한 개정된 규정들은 발 빠른 선수들의 가치를 재평가하게 됐다. 배지환은 새로운 규정의 수헤를 제대로 입으며 자신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있는 대표적인 선수 중 한 명이다. 생산력 지표가 낮아도 배지환이 주목받는 이유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