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최고의 시간을 보낸 롯데 자이언츠. 4연승을 거두는 등 주간 성적 5승1패를 마크하며 10승8패 단독 4위 자리까지 올라섰다.
반등과 대반전의 중심에는 불펜진이 있었다. 롯데 투수진은 현재 평균자책점 5.48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선발과 불펜 모두 표면상으로는 최악의 투수진이다. 그러나 지난 한 주, 불펜진은 본궤도에 진입했다.
16일까지 불펜 평균자책점은 8.10(40이닝 36자책점), WHIP(이닝 당 출루허용) 1.85이었다. 리그 최악의 불펜진이었다. 그러나 17일부터 4연승을 기록하는 등 주간 5승1패를 했던 18일부터 롯데 불펜은 완전히 달라졌다. 평균자책점 1.37, WHIP 1.18로 수치가 대폭 개선됐다. 평균자책점은 전체 1위, WHIP도 2위였다. 최고의 불펜진으로 거듭나면서 뒷심이 생겼다.
마무리 김원중과 셋업맨 구승민을 필두로 뒷문을 걸어잠구고 있다. 베테랑 김상수가 지원군으로 등장했고 김진욱은 롱릴리프로서 제 몫을 다했다. 윤명준과 신정락도 추격조 역할로 소금같은 역할을 했다. 여기에 개막엔트리에서 제외됐던 최준용까지 지난 주 2경기 무실점으로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구색이 갖춰졌고 이들이 적재적소에서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롯데의 성적과 분전은 순전히 불펜진의 분전으로 이룬 쾌거다. 최악의 선발진을 갖고도 짜내기로 상승세를 이어왔다. 현재 롯데 선발진은 평균자책점 5.52(93이닝 57자책점)로 전체 9위에 머물고 있다. 지난 주 불펜진이 본궤도에 진입한 시점에도 평균자책점은 5.65(28⅔이닝 18자책점)에 그쳤다. 선발진이 소화한 이닝도 리그에서 가장 적고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 3회,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3자책점 이하) 2회 등 선발진의 수준을 나타내는 기록도 리그 최하위다. 이마저도 현재 에이스인 나균안이 모두 기록한 것이었다.
나균안이 3승 평균자책점 1.75로 에이스 역할을 해주는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선발들의 평균자책점은 처참하다. 댄 스트레일리(6.47), 찰리 반즈(8.40), 박세웅(ERA 5.12), 한현희(8.79) 등 나머지 선수들의 수치는 선발 투수라고 부르기 부끄러운 수준이었다.
언제까지 불펜 야구를 할 수는 없다. 선발진이 이렇게 무너진 상황에서 불펜 야구로 현재 페이스를 이끈 것은 기적과도 같다. 과부하를 언제나 걱정해야 한다. 이제 선발진도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균형이 맞춰져야만 팀도 건강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 중심을 스트레일리가 잡아줘야 한다. 스트레일리는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시즌 5번째 등판이다. 앞선 4번의 등판에서 구위와 제구 모두 그 답지 않았다. 에이스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지난 20일 KIA전에서는 3이닝 4피안타 3볼넷 1사구 3탈삼진 3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벤치의 신뢰마저 잃은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아직 스트레일리가 반등의 여력이 남아있다고 믿는다. 구단은 외국인 투수 교체에 대한 시그널은 없다. 스트레일리 스스로가 위기를 느끼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반즈는 지난 22일 창원 NC전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1사구 5탈삼진 3실점(2자책점)을 기록하며 첫 승을 따냈는데, 이 과정에서 현장에서는 투구폼 조정과 내용이 긍정적이었고 판단했다. 스트레일리도 비슷한 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달라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
불펜진이 정상화됐고 선발진도 좋아진다면, 롯데는 현재 보여주고 있는 성적 그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제 선발진은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다. 스트레일리도 마찬가지. 과연 스트레일리는 과거 ‘털보 에이스’의 면모를 다시금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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