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은 것보다 얻은 게 많았다고 생각한다.” 뛰는 야구를 내세우는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의 생각이다.
25일까지 LG의 도루 성공률은 61.4%. 10개 팀 중 가장 낮다. 하지만 염 감독은 “도루 성공률이 60%가 나오는 것만 해도 대단한 성공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실패도 많이 했지만, 리그 10개 팀 중 가장 많이 성공했다. LG의 팀 도루는 35개. 그만큼 득점권에 주자를 많이 보냈고, 승리로 이어지고 있다. LG는 25일 잠실구장에서 SSG 랜더스를 5-4로 꺾는 과정에서도 보여줬다.
1위 경쟁 팀과 승부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9회말 주장 오지환의 끝내기 안타가 나왔다. 그런데 눈여겨볼 점은 이 과정에서 귀중한 도루 성공이 있었다.
4-4로 팽팽하게 맞선 9회말. 홍창기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뒤 문성주가 좌익수 쪽 안타를 쳤다. 벤치는 발 빠른 신민재를 바로 대주자로 내세웠다.
신민재는 도루에 성공했고 1사 2루 끝내기 찬스가 만들어졌고 오지환의 2루타가 나왔다. 신민재는 3루를 돌아 여유있게 홈을 통과했다. 오지환이 끝내기 승리의 주인공이 됐지만, 사실 신민재의 도루 성공이 밑거름이었다.
염 감독은 도루 시도로 인해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많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염 감독은 “상대 팀이 많은 압박을 받게 된다. LG와 맞붙는 팀의 투수는 계속 (주자가) 뛸까 봐 의식한다. 주자를 생각하는 투수는 타자에게 100% 집중하는 투수보다 실투 확률이 올라간다. 포수의 볼 배합도 투수가 아닌 주자에 맞춰질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결과론이지만 9회말 등판한 SSG 베테랑 투수 노경은은 오지환에게 당했다.
감독마다 추구하는 야구 스타일이 있다. 시즌 종료 시점에서는 어떤 스타일의 야구가 ‘성공했다’고 평가받을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염 감독이 추구하는 야구는 현재 팀을 1위로 이끌고 있다.
물론 팀 도루가 적다고 순위가 아래에 있는 것도 아니다. LG 경쟁팀인 SSG의 팀 도루는 9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1위 싸움 중이다. 다른 팀 컬러로 경쟁력을 보여주는 팀이다.
그래도 LG 선수단은 ‘뛰는 야구’에 적극적으로 임한다. 주장 오지환은 “완전 찬성이다. (뛰는 야구만큼) 팀 플레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신인 때부터 느꼈다”며 “내가 20도루, 30도루를 한 적이 있다. 나를 희생해서 득점권 찬스를 20번이나 만들었다는 거는 높게 평가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타율이 낮아도 희생타가 팀 플레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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