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부상이 전화위복이 된 것일까. KT 위즈의 신인왕 출신 에이스 소형준(22)이 두 번째 불펜피칭에서 어마어마한 구위를 뽐내며 복귀 전망을 밝혔다.
소형준은 지난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경기장 3루 불펜에서 부상 회복 후 두 번째 불펜피칭을 실시했다. 투심을 제외한 전 구종을 던지며 컨디션을 점검했고, 지난 2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진행한 첫 불펜피칭(20개) 때보다 16개 많은 36개의 공을 던졌다.
1차에 이어 2차 피칭에서도 부상 부위에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소형준은 피칭 후 “두 번째 피칭에서는 전반적으로 공을 원하는 대로 던져 만족스럽다. 몸에 특별한 불편 증세도 느끼지 못했다”라며 “이제 실전에 나가는데 실전에서도 내가 만족할 수 있는 공을 던지는 게 중요하다”라고 순조로운 복귀 플랜을 전했다.
2020 1차 지명과 함께 신인왕을 거머쥔 소형준은 4년차 시즌 첫 경기였던 지난 2일 수원 LG전에서 2⅓이닝 9실점으로 흔들린 뒤 이튿날 우측 전완근 염좌 소견을 받았다. 소형준은 1군 말소 이후 약 3주간의 재활을 거쳐 20일 첫 불펜피칭을 실시했고, 사흘 뒤 2차 피칭에서도 몸에 큰 이상이 느끼지 않으며 퓨처스리그 실전 투구로 향하게 됐다. 소형준은 오는 27일 익산 롯데전 등판 스케줄이 잡혔다.
25일 고척 키움전에서 만난 이강철 감독은 “(소)형준이는 퓨처스리그 경기에 등판해 60개 정도를 소화할 계획이다. 거기서도 몸이 괜찮으면 바로 1군에 올려 로테이션에 합류시킬 것”이라며 “퓨처스리그 등판 없이 바로 올리면 부상 위험이 있다. 1군은 힘이 배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경기를 뛰지 않은 지 한 달 가까이 됐는데 퓨처스리그 1경기 정도 던지고 올라오면 딱 좋을 것 같다”라고 플랜을 전했다.
사령탑은 소형준의 2차 불펜피칭 내용을 높이 평가했다. 스프링캠프 때보다 훨씬 좋은 구위를 뽐내며 한층 업그레이드된 시즌을 예고했다. 이 감독은 “설레발일 수 있어서 23일 말을 안 했는데 불펜에서 공을 던지기가 아깝더라. 애리조나 투손 캠프에서도 보지 못했던 구위였다. 포심패스트볼을 던지는데 공이 정말 좋더라. 이 정도 구위는 처음이었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다만 복귀 후 작년과 같은 안정감을 뽐내기 위해선 건강과 함께 부상 트라우마를 지워야 한다. 이 감독은 “(소형준이) 아직 공을 던질 때 잔상이 조금 남는다고 들었다. 전완근 부위를 의식한다”라며 “나는 재활을 안 해봤지만 재활한 선수들에게 들어보면 재활 때 그런 부분을 다 이겨내야 정상으로 갈 수 있다고 하더라. 과거 이대진(현 한화 코치)도 끝까지 이겨내고 다시 공을 던졌다”라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소형준의 멘탈이 크게 걱정되는 건 아니다. 소형준은 2020년 데뷔 때부터 강심장을 선보이며 이강철호의 빅게임피처로 자리매김했다. 이 감독은 “워낙 감각이 있는 선수라 퓨처스리그 1경기면 충분할 것 같다. 1군에서 투구수를 맞추면서 점점 페이스를 끌어올리면 좋을 듯하다”라고 신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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