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별 느낌 없다”.
라이온즈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자 구단 역대 세 번째 영구결번 주인공인 이승엽 두산 감독이 사령탑 부임 후 처음으로 대구 원정에 나선 소감을 전했다.
25일 대구 삼성-두산전이 취소된 뒤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 감독은 “아직까지 별 느낌 없다. 처음 두산과 함께 한다고 했을 때 그때는 또 다른 기분이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두산의 일원이 된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숙소에서 나올 때 비오는데 경기를 치를 수 있을지, 우천 취소되면 투수 로테이션은 어떻게 가져갈지 생각했을 뿐”이라며 “이제는 냉정해져야 할 때다.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들었던 3루 덕아웃이 아닌 1루 덕아웃을 사용하게 된 그는 “내일 경기를 해봐야 할 것 같은데 (특별한 감정을) 전혀 못 느낀다”고 했다.
삼성팬 입장에서는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승엽 감독의 모습이 낯설고 서운할 듯. 이에 “그러면 두산 팬들은 어떡하냐. 이제는 공과 사를 확실히 구분해야 한다. 선수 시절 삼성에서 뛰면서 팬들께 받은 사랑은 잊을 수 없다. 이곳에서 태어나 자랐고 좋은 시절을 보냈다. 이제는 지도자로서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있는데 두산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 이런 생각이 없었다면 두산 유니폼을 입을 수 없었다. 삼성 팬들도 이해해 주실 거라 믿는다”고 했다.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삼성 선수들과 만남을 피하기 위해 외야로 나갔던 그는 “그때는 처음이었으니까 그랬는데 자연스러운 만남은 거부할 이유는 없는데 인위적으로 인사하는 건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다. 그게 서로를 위해 좋은 게 아닌가 싶다. 멀리서 눈인사를 하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관중석을 향해 인사할 계획을 묻자 “이기게 된다면 인사하는 정도다. 선수들이 야구하는 거니까 제가 다른 방법은 없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