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지휘봉을 잡은 삼성 라이온즈 영구결번 레전드가 고향이자 삼성의 홈그라운드인 대구에서 친정팀을 적으로 만난다.
두산 베어스는 25일부터 사흘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주중 3연전을 앞두고 있다. 두 팀의 시즌 첫 맞대결이다.
단순히 3위 두산(11승 1무 7패)과 9위 삼성(7승 12패)의 맞대결이 아니다. 두산에서 지도자 데뷔를 한 삼성 레전드 이승엽 감독이 사령탑 부임 후 처음으로 고향 대구를 찾는 날이다.
이 감독은 삼성의 영구결번(36번) 레전드 출신이다. 대구 경북고를 나와 1995년 삼성에 입단, 2017년 은퇴할 때까지 통산 홈런 1위(467개),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홈런 1위(56개)를 비롯해 최연소·최소경기 300홈런(26세 10개월 4일, 1,075경기), 7시즌 연속 시즌 30홈런 등의 굵직한 홈런 기록을 만들어냈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우측 외야 담장에는 이승엽 벽화가 새겨져 있다.
은퇴 후 KBO 홍보대사, 해설위원, 이승엽 야구장학재단 이사장으로 프로야구 발전에 기여해 온 이 감독은 작년 10월 삼성이 아닌 두산 지휘봉을 잡고 지도자로 데뷔했다.
최근 잠실에서 만난 이 감독은 대구행 소감을 묻자 “아직까지 별 느낌은 없는데 당연히 이목이 집중되는 경기가 될 것 같다. 지인들도 굉장히 많이 연락 오셔서 예매를 했다고 하더라”라며 “그 정도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면 프로야구 흥행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속내를 밝혔다.
정든 라팍을 적으로, 그것도 적장으로 방문하는 기분은 어떨까. 이 감독은 “삼성 또한 KBO리그의 똑같은 한 팀이지만 아무래도 예전에 몸담았던 팀이라 1루 더그아웃을 쓰면 감정이 새로울 것 같다”라며 “그래도 경기에 들어가면 냉정함을 되찾아야 한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있는 이상 두산 승리만 생각할 것”이라고 냉정한 태도를 보였다.
기회가 된다면 대구 삼성 팬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는 시간도 마련하고 싶다. 이 감독은 “자연스럽게 인사드릴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드릴 것이다. 다만 내가 선수가 아닌 감독이라 인위적으로 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승엽 감독 외에도 김한수 수석코치,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코치 또한 과거 몸담았던 삼성을 적으로 만난다. 삼성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김한수 코치는 삼성 타격코치, 수비코치, 감독을 역임했고, 세리자와 코치는 삼성 배터리 지도를 담당했던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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