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LG 감독이 추구하는 '뛰는 야구'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벤치의 '작전 야구'와 더불어 주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도루를 권장하면서 도루 숫자는 늘어났지만, 도루 실패도 많다.
LG는 24일 현재 20경기에서 55차례 도루를 시도해 34개를 성공하고 21차례는 실패했다. 도루 성공도 많지만, 그만큼 실패도 많다. 1루에서 뛸 타이밍을 보다가 투수 견제에 걸려 1루로 귀루하지 않고 2루로 뛰어가서 태그 아웃된 도루 실패도 제법 있었다. 도루 성공률이 61.8%에 그치며 10개 구단 최하위다.
홍창기는 도루 6개-실패 6개, 문성주는 도루 5개-실패 5개다. 3차례 도루왕을 차지한 박해민은 도루 1개-실패 3개다. 서건창은 도루 2개-실패 3개, 대주자 요원 신민재는 도루 4개-실패 2개다.
염경엽 감독은 선수들이 도루 실패에 대한 부담을 덜고 적극적으로 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구단은 매 경기 선수들의 성적에 따라 고과 점수를 매긴다. 안타, 타점 등은 플러스 점수, 실책이나 견제사, 주루 실수 등은 마이너스 점수를 받는다. 누적된 고과 점수는 시즌 후에 연봉 협상에 자료가 된다.
LG 선수들은 시즌 초반 많은 도루 실패, 주루사를 기록하고 있다. 혹시 ‘도루자, 주루사에 대한 고과 마이너스 점수를 보상해주는 혜택이 있느냐’는 질문에 염 감독은 “올해 도루자, 견제사는 고과 점수에서 다 빼주기로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염 감독은 “시즌에 앞서 구단에 부탁했다. 올해는 우리가 팀 컬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니 견제사나 도루 실패에 대해서 마이너스 점수는 좀 빼달라고 했다. 그래야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지 않겠나. 구단도 충분히 그렇게 해주겠다고 했다. 아웃되는 것은 빼주고, (도루) 세이프 되는 것은 플러스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디테일하게 신경썼다’고 하자, 염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득이 돼야 바꿀 수 있다. 감독 입장에서는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지 않나. 내가 프런트 출신 아닌가”라고 웃었다.
낮은 도루 성공률에도 계속해서 '뛰는 야구'를 하는 LG의 팀 컬러를 두고 팬들 사이에서도 논쟁이다. 염 감독은 차별화된 팀 컬러, 재미있는 야구를 언급하며 '마이웨이'를 고수하고 있다. 단 선수들과의 신뢰를 가장 신경쓴다.
염 감독은 "선수들이 이렇게 하면 우리가 더 많이 이긴다는 확신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건 선수들에게 신뢰를 얻는 것이다. 어떻게 플레이를 하고 어떤 전략을 선수한테 인정받지 못하면 선수들이 안 한다. 선수들이 자신들이 부상 당하고, 어떤 이득이 안 되면, 따라오지 않는다. 선수들이 너무 잘 해주고 있고, 출루하면 막 뛰려고 적극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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