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스 무대에서 선발 수업을 받는 삼성 라이온즈의 '특급 신인' 이호성(19)이 "잘 준비해 팀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는 투구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고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이호성은 고교 통산 15경기에 등판해 5승 3패 평균자책점 1.31을 거뒀다. 61⅔이닝 동안 피홈런 1개에 불과했다. 4사구 17개 및 탈삼진 79개를 기록하며 이상적인 비율을 기록했다.
시범경기에서 배짱 두둑한 투구로 박진만 감독의 눈에 들었던 그는 신인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3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2.57를 거뒀다. 삼성은 지난 16일 대구 롯데전을 앞두고 이호성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퓨처스 무대에서 본격적인 선발 투수 준비를 하기 위해서다.
박진만 감독은 "이호성은 현재 투구 수를 늘려가는 과정인데 한 번에 늘리기에는 아직 체력적으로 부족해 점차 조금씩 늘려나갈 것"이라며 "밸런스가 안 맞을 때도 있다. 아직 어리다 보니까 감각이 부족하다. 좀 더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이호성은 "1군 말소 전 감독님과 투수 파트 코치님들께서 '신인이니까 공을 많이 던지고 경기를 치르다 보면 힘이 많이 떨어질 거다. 운동 열심히 하면서 잘 준비해 1군에 다시 돌아오면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도록 하자'고 말씀해주셨다"고 전했다.
짧은 기간이지만 프로 무대를 경험한 소감을 묻자 "경기를 보면서 많이 느꼈고 배운 부분도 많다. 많은 선배님들께서 제게 도움을 주셨다. 상대 타자와 승부할 때 (강)민호 선배님의 사인을 보면서 많이 느꼈다. 제겐 짧지만 크게 와닿았다. 앞으로 더 열심히 배우면서 제 것으로 만들도록 하겠다"고 대답했다.
이호성은 고졸 신인답지 않게 마운드에서 표정 변화가 없는 편. '포커 페이스'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린다. 이에 "아직까지 긴장이 되긴 한데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많이 쌓이면 상황을 즐기면서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규민은 이호성을 두고 "내가 느끼기에는 싸울 줄 아는 투수다. (원)태인이의 신인 시절 느낌이 난다. 몇 년 뒤 태인이처럼 성장하는 투수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호성은 "선배님께서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에서 칭찬해주신 거라고 생각한다. 감사드린다. 제가 신인이다 보니 아직 접하지 못한 야구장이 많다. (우)규민 선배님께서 경기 전 마운드 상태를 확인하고 새로운 경기장 분위기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인데 큰 도움이 됐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안우진(키움), 문동주, 김서현(이상 한화) 등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대세다. 이호성은 "빠른 공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긴 하지만 분명히 타자에게 맞고 실점하는 경우가 있기 마련이다. 저는 그 빈도를 줄여 좋은 투수가 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또 "지금도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다. 체력이 떨어지다 보니 강한 공을 던지려고 하면 제구가 안 되거나 공이 높게 뜨는 걸 많이 느꼈다. 경기에 나가면 저 자신과 싸우기보다 타자와 승부해야 하니까 제구를 잡기 위해 코스 코스 잘 던지려고 하다 보니 빠른 공보다 타이밍을 뺏는 걸로 승부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잘 준비해 팀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는 투구를 보여드리고 싶다. 체력이 부족하다는 걸 많이 느꼈는데 잘 먹고 열심히 운동해 힘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