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잘하고 싶다"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구자욱(30)의 시즌 출발이 경쾌하다. 23일 현재 타율 3할6푼, 1홈런, 9타점, 13득점, OPS 0.927를 기록 중이다. 득점권 타율도 3할7푼5리에 이른다. 찬스메이커와 해결사 능력을 보유한 리드오프이다. 주춤했던 작년의 구자욱이 아니다. 존경하는 선배 이승엽 감독과 첫 만남을 앞두고 "더 잘하고 싶다"는 바램을 드러냈다.
지난 23일 KIA와의 광주경기에 앞서 만난 구자욱은 타격페이스에 대해 “운이 잘 따랐다. 빗맞은 타구가 안타로 이어지다보니 자신감 쌓인다. 실투를 놓치면 않으려 노력한다. 실투가 들어오는 경우가 여러번 있었다. 그런 결과 때문에 수치가 괜찮은 것 같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비결은 분명히 있었다. “욕심을 내려놓았다. 정확하게 맞히면 더 좋은 타구가 나온다. 타구의 질을 많이 생각하면서 결과가 좋다. 작년은 타격자세에 대해 너무 많이 생각하니 여유가 없었다. 100% 스윙이 아닌 50% 스윙으로 돌리자는 생각만 한다. 그러니 공도 잘보이고 잘 치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구자욱은 확실한 1번타자 체질이다. 주로 3번타자로 많이 나섰는데 1번타자로도 418타석을 나섰다. 3할6푼 타율도 가장 높았고 출루율이 4할2푼이나 된다. 그만큼 1번타자의 역할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올해도 리드오프로 67타석을 나서 타율 3할9푼3리, 출루율 4할6푼3리이다.
"선두타자로 나가는 것을 좋아한다. 1회 첫 타자의 긴장감이 색다르다. 조급할 수도 있는데 마음이 더 편하고 집중이 잘된다. 시작하는 타자이니 뒤 타자들이 볼을 잘 보게금 도와주어야 한다. 최대한 스트라이크존을 좁게 본다. 그렇다고 초구부터 안치는 것은 아니다. 컨디션 좋고 자신있으면 적극적으로 친다"고 설명했다.
대신 홈런 욕심을 버렸다. 7년 연속 두 자릿 수 홈런을 때렸고 세 번이나 20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작년 5홈런으로 뚝 줄어들어 고민을 안겼다. 그러나 구자욱은 "홈런은 의식하지 않는다. 2루타, 3루타도 장타이다. 짧은 안타로 2루가면 그것도 장타이다. 좋은 타구질을 내서 펜스까지 굴러가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홈런도 나온다. 그런것을 깨닫고 있는 시즌이다"고 밝혔다.
구자욱은 25일 묘한 감정을 느낄 듯 하다. 삼성 시절 자신을 아꼈던 선배 이승엽 두산 감독을 적으로 만난다. 선수시절 상상 못했던 대결이다. 그래도 무조건 이겨야만 한다. "시범경기 때도 찾아갔는데 못뵀다. 국민의례 할 때 인사했다. 반응을 보이셨던 것 같다"며 "같은 팀이 아니지만 더 잘하고 싶더라. 더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