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간격 등판이 더 좋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는 2020년부터 3년동안 KT 위즈의 간판 외국인투수로 활약했다. 첫 해는 200이닝을 넘겼고 15승까지 따냈다. 2021시즌도 188이닝 13승을 올렸다. 특기한 점은 나흘 간격 등판을 즐겼다는 것이다. 다른 선발투수들에게 휴식을 주는 효과를 가져다 주면서 우승까지 공헌했다.
KIA 타이거즈에 제 2의 데스파이네가 등장했다. 외인 에이스 숀 앤더슨이다. 지난 주 두 번의 등판을 했다. 18일(화) 사직 롯데전에서는 5이닝 4실점으로 주춤했으나 23일(일) 광주 삼성전에서는 6⅓이닝을 소화하며 2실점으로 막고 2승째를 올렸다. 나흘간격인데도 더 볼이 좋았다.
4번이나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투심의 위력이 좋고 칼날 슬라이더와 커브까지 잘 던진다. 기본적으로 제구력이 뛰어나다. 5경기에서 4개의 볼넷에 불과하다. 9이닝당 1.11(3위)개만 주었다. 피안타율 2할1푼8리, WHIP도 1 미만(0.93)이다. 여러가지 수치가 우등 외인임을 알리고 있다.
감독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닝이터의 면모도 과시하고 있다. 5경기에서 32⅓이닝을 소화했다. 평균 6이닝 이상을 던지고 있다. 5이닝 1경기가 있었지만 나머지는 7이닝 2회, 6이닝 이상이 2회 있었다. 언제든 경기 후반까지 경기를 만들어가며 불펜투수들의 부담을 줄어들고 있다.
앤더슨은 나흘 간격 등판까지 선호했다. 이날 경기후 "4일 휴식 후 등판인데 힘들지 않았다. 5일 휴식은 좀 긴 것 같다. 오히려 4일 휴식 등판이 경기 준비하는 데에는 더 좋은 느낌이다. 평소 준비하는 루틴대로 경기를 준비했고 몸 상태도 매우 좋다"며 듬직하게 말했다.
앤더슨은 스프링캠프에서 "200이닝을 던지겠다"고 공약했다. 팀에게 무엇이 필요한 지를 잘 알고 말하는 것 같았다. KIA 역대 외국인 투수 가운데 200이닝을 넘긴 투수는 헥터 노에시 뿐이었다. 2017시즌 206⅔이닝과 20승을 올리며 우승에 기여했다. 앤더슨도 이런 추세라면 충분히 가능한 목표이다.
이날 호투의 비결에 대해서는 "앞선 (롯데전) 등판에서는 준비한 게임 플랜대로 경기를 끌고가지 못해서 결과가 좋지 않았다. 이번 등판 때에는 전력분석팀과 상대팀에 대해 얘기도 많이 나누었고, 몸 상태도 등판일에 최상의 컨디션으로 투구할 수 있게 잘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아직 시즌 초반이고 많은 등판이 남았다. 지금처럼 루틴대로 준비를 잘 해서 최대한 많이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리고 나성범, 김도영 선수가 부상으로 빠져있는데 나머지 야수들이 잘해주고 있지만 하루빨리 팀에 합류해서 팀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팀과 동료를 생각하는 마음도 남다르다. 이런 외인을 흔히들 '효자용병'이라 부른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