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가 5선발을 찾아 헤매고 있다.
키움은 지난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7-9로 패했다. 선발투수 이승호는 이날 1군에 콜업돼 첫 등판에 나섰지만 2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3실점으로 부진한 투구 내용을 기록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키움은 겨우내 이형종, 원종현, 임창민 등을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지만 시즌 출발이 좋지 않다. SSG와의 원정 3연전에서 시리즈 스윕을 당하면서 3연패에 빠졌고 8승 11패로 리그 7위에 머무르고 있다.
여러가지 고민이 있지만 키움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5선발 자리의 적임자를 찾는 것이다. 키움은 올 시즌 선발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하며 리그 4위를 달리고 있다. 안우진-에릭 요키시-아리엘 후라도-최원태로 이어지는 1선발부터 4선발까지는 탄탄한 활약을 해주고 있다.
문제는 장재영이 맡아줄 것으로 기대됐던 5선발이다. 장재영은 시범경기에서 3경기(9이닝) 1승 1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며 5선발 테스트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하지만 막상 시즌에 들어가자 고질적인 제구 문제에 또 발목이 잡혔고 결국 2경기(6⅓이닝) 2패 평균자책점 12.79를 기록하고 2군으로 내려가고 말았다.
장재영을 대체할 5선발로 먼저 기회를 받은 투수는 이승호다. 홍원기 감독은 “이승호는 직 길게 갈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단계가 있어서 당분간은 긴 이닝을 소화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구속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느정도 수준은 올라와 있다. 투구수만 부족해서 올리는 단계다”라며 이승호가 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이승호는 이날 등판에서 3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다음 등판에서 또 한 번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키움 선발진에서 5선발을 제외한 안우진-요키시-후라도-최원태의 평균자책점은 2.62에 불과하다. 리그 선발 평균자책점 1위 NC(2.69)보다도 더 좋은 수치다. 하지만 장재영과 이승호가 기록한 5선발 평균자책점은 12.00에 달한다. 그만큼 5선발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장재영과 이승호 외에 또 다른 5선발 후보로는 정찬헌과 주승우 등이 있다. 홍원기 감독은 “원래 계획을 했던 장재영이 일찍 이탈하면서 다른 플랜을 가동하게 됐다. 이승호가 선발투수로 시즌을 준비했고 정찬헌도 준비를 하고 있다. 주승우도 후보군에는 있다. 다만 2군에서 기복이 없는 꾸준함을 보여줘야 한다. 재능이 있지만 1군에서 기량을 펼치는 것은 또 다르다. 2군에서 꾸준히 선발투수로 뛰면서 어느 단계에 올라온다면 분명 기회는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겨울 FA 시장에 나갔다가 소속팀을 찾지 못해 시즌 개막 직전에 키움과 재계약한 정찬헌은 시범경기를 치르지 못해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것이 늦어진 상황이다. 그렇지만 퓨처스리그에서는 2경기(5이닝) 평균자책점 1.80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중이다. 주승우도 퓨처스리그에서 2경기(8이닝) 2승 평균자책점 0.00으로 출발이 좋다.
“선발투수들은 제 역할을 다 해주고 있다”라며 아쉬워한 홍원기 감독은 “5선발만 안정이 되고 타선이 살아난다면 우리도 치고 올라갈 타이밍이 분명히 나올거라고 보고 있다”라며 5선발 적임자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즌 초반 키움의 아킬레스건이 된 5선발 자리를 채워줄 투수가 언제쯤 나타날지 팬들의 기다림이 길어지고 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