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일본으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아쉽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안권수(30)가 어쩌면 한국에서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시즌에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안권수는 22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 1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홈런 4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팀의 3연승과 10-6 완승을 이끌었다.
적재적소에 터진 홈런과 희생플라이 타점은 롯데의 완승 모멘텀에 타임라인을 만들었다. 0-1로 뒤진 3회초 1사 1루에서 등장해 NC 선발 신민혁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137km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월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안권수의 KBO리그 무대 첫 홈런포.
4회에는 무사 2,3루에서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기록했다. 그리고 8-6까지 추격 당한 9회초, 안권수는 다시 한 번 담장을 넘겼다. NC 김시훈의 143km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월 솔로포까지 터뜨렸다. NC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재일교포로 일본독립리그에서 활약하던 안권수는할아버지의 뜻을 받들어서 지난 2020년 트라이아웃을 거쳐 신인드래프트 2차 10라운드 전체 99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지명을 받았다. 이후 3년 동안 안권수는 알토란 같은 백업 역할을 했지만 지난해 두산에서 방출됐다. 재일교포 병역법에 의하면 안권수가 한국에서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뛸 수 있는 시간은 1년 밖에 남지 않았던 상황. 두산은 이 1년을 안권수보다는 다른 젊은 선수들에게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안권수도 두산의 결정을 이해했고 일본으로 다시 돌아가려고 했다. 그러나 일본으로 돌아가기 직전, 롯데가 안권수를 붙들었다. 1년이라는 기간이 정해진 상황이지만 '윈나우'를 추구해야 했던 롯데는 안권수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결국 안권수는 한국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로 결정했다.
현재 안권수는 팀의 리드오프로 주로 나서면서 17경기 타율 3할3푼8리(68타수 23안타) 2홈런 9타점 9득점 4도루 OPS .855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공을 많이 보고 출루하는 전통적인 리드오프 유형은 아니다. 공격적으로 강하게 밀어붙이는 유형으로 롯데의 돌격대장 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에 굴러들어온 복덩이, 롯데 팬들도 이렇게 안권수를 보내기 힘들다. 1년의 시한부 시즌이기에 더욱 애틋한 것일까. 매일매일 새로운 추억을 쌓고 있다. 안권수도 "롯데 팬들의 사랑을 실감하고 있다. 야구장 나올 때마다 응원을 해주셔서 팬들의 사랑을 느끼고 있다"라면서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면서 환호하는 롯데 팬들을 바라보면서도 그는 "기분 최고였다"라고 환하게 웃었다.
마지막일 수도 있는 시즌에 안권수는 '커리어 하이'가 보인다. 지난해 두산에서도 시즌 초중반 주전으로 나섰지만 체력 문제로 성적이 떨어졌던 것을 의식하는 안권수다. 그는 "지난해 하다 보니까 체력 관리만 잘하면 어느 정도는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체력 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다. 루틴을 만들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틈날 때마다 하고 있고 먹을 수 있을 때 많이 먹고 있다"라고 전했다.
롯데에서 안권수는 최고의 날과 아직 마주하지 않았다. 그는 팀의 경쟁력을 누구보다 믿고 있다. 그는 "나는 롯데의 우승 말고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우승까지 할 수 있는 선수단이 있다. 저도 롯데 자이언츠에서 그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하면서 올해 의지를 불태웠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