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에이스를 꿈꾸는 곽빈에게 새로운 동기부여가 생겼다. 신인 시절 이후 5년 만에 재회한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가 바로 그것이다.
곽빈은 지난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최고 152km의 강속구를 앞세워 5이닝 3피안타 4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2승(1패)째를 챙겼다. 팀의 KT전 9연패 탈출을 이끈 값진 호투였다. 두산 이승엽 감독 경기 후 “선발투수 곽빈이 묵묵하게 역할을 다했다”라고 칭찬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는 경기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곽빈은 “5이닝을 버텼다고, 또 승리투수가 됐다고 절대 만족할 수 없는 경기였다”라며 “경기 흐름에 있어 선발투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21일)은 1회, 5회 2사 후 연속 출루를 허용했고, 8회 비슷한 결과로 이어지게 만든 것 같아 반성하고 있다”라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곽빈의 말대로 1회와 5회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와 같았다. 모두 2사 후 집중력이 아쉬웠다. 1회에는 김민혁-강백호 테이블세터를 공 4개로 아웃 처리했지만 앤서니 알포드의 2루타, 박병호의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한 뒤 강현우에게 1타점 선제 적시타를 내줬고, 5회에는 2사 후 김민혁-강백호-알포드를 연달아 볼넷 출루시키는 제구 난조를 보였다. 다행히 박병호를 내야땅볼로 잡고 실점하지 않았지만 투구수가 98개에 도달하며 6회 마운드를 넘겨야했다.
곽빈이 이날 경기를 아쉬워한 또 다른 이유. 바로 4+2년 152억 원에 친정 두산으로 컴백한 주전 포수 양의지다.
양의지는 곽빈의 정신적 지주이자 든든한 멘토다. 데뷔 첫해였던 2018년 양의지라는 든든한 선배를 만나 프로 세계의 볼배합을 배웠고, 시간이 흘러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함께 다녀왔다. 양의지는 “(곽)빈이 공이 신인 시절보다 확실히 좋아졌다. 한국을 대표하는 에이스가 될만한 구위다”라고 후배를 대견스럽게 여겼다. 그런데 21일 그런 양의지와 시즌 최소 이닝을 소화했으니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곽빈은 그 전까지 평균자책점이 0.92에 불과했다.
이에 곽빈은 “(양)의지 형은 내게 엄마 같은 존재다. 하지만 오늘(21일)처럼 던지면 결코 칭찬을 듣지 못할 것이다”라며 “앞으로 결과를 떠나 몸 관리를 잘하며 항상 좋은 모습을 위해 노력하는 에이스가 되고 싶다”라고 새로운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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