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첫 승이었다.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는 승리 투수가 됐지만 이를 진정한 승리로 부를 수 있을까.
반즈는 22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1사구 5탈삼진 3실점(2자책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개막 후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에 실패했지만 타선의 도움, 그리고 NC가 실책 5개로 자멸했다. 팀은 10-6으로 승리했다.
첫 승을 거뒀다고 하지만 경기 내용 자체는 여전히 외국인 원투펀치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고전했다. 물론
지난 11일 사직 LG전 4⅓이닝 4실점, 16일 대구 삼성전 5⅔이닝 8실점보다는 나았지만 초반 주도권을 쥐어준 동료들의 지원이 무색했다.
1회는 박민우를 투수 땅볼, 천재환을 3루수 땅볼, 박건우를 3루수 직선타로 잡아내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2회에는 다소 불운이 겹쳤다. 손아섭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 김성욱의 희생번트 때 송구 실책이 나왔다. 3피트 라인 침범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지만 비디오판독으로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다.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결국 오영수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면서 선제 실점했다. 김주원을 우익수 뜬공 처리한 뒤 안중열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2사 1,2루 위기가 이어졌지만 도태훈을 삼진으로 솎아내 2회를 넘겼다.
3회에는 선두타자 박민우를 삼진 처리한 뒤 천재환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1사 2루에서 박건우를 3루수 땅볼, 손아섭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실점 위기를 극복했다.
타선은 3회와 4회, 상대 실책에 힘입어 대거 7득점을 지원했다. 그러나 이 리드를 불안하게 만든 반즈였다. 반즈는 7-1로 앞서던 4회말 선두타자 김성욱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윤형준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해 1사 2루가 됐다. 결국 김주원에게 145km 패스트볼을 던지다 좌월 투런포를 내줬다. 7-3으로 격차가 좁혀졌다.
박대온을 중견수 뜬공 처리했지만 도태훈에게 다시 사구를 허용했다. 하지만 박민우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4회를 넘겼다.
5회 천재환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뒤 박건우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손아섭과 김성욱을 연속 삼진으로 솎아내 5회를 무사히 마무리 지었다.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우는데는 성공했다.
5회를 마쳤을 때 투구수는 이미 94개였다. 하지만 격차가 벌어져 있었고 전날(21일) 경기 연장 10회를 치르는 등 최근 불펜진이 많이 소모된 상황. 반즈가 6이닝은 채워주기를 바랐다. 반즈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버거운 목표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었기에 기대를 했다. 이 기대는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선두타자 윤형준에게 볼넷, 김주원에게 2루타를 얻어 맞아 무사 2,3루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6회 아웃카운트를 잡아내지 못한 채 강판됐다. 윤명준에게 공을 넘겼다.
그리고 반즈가 자초한 위기를 윤명준이 완벽하게 수습했다. 무사 2,3루에서 첫 타자 박대온에게 사구를 내주며 무사 만루로 위기가 증폭됐지만 도태훈을 3루수 파울플라이, 박민우를 투수-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솎아내 반즈의 승리, 팀의 승리가 만들어졌다.
그래도 경기 후 래리 서튼 감독은 반즈에게서 희망을 봤다고 했다. 그는 "먼저 반즈가 5이닝을 잘 막아줬다. 제구나 운영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봤다"라고 총평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