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일본으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아쉽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안권수(30)가 어쩌면 한국에서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시즌에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안권수는 22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1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홈런 4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10-6 승리를 이끌었다. 롯데는 3연승을 달렸다.
안권수 최고의 날이었다. 안권수는 0-1로 뒤진 3회초 1사 1루에서 등장해 NC 선발 신민혁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137km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월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안권수의 KBO리그 무대 첫 홈런포. 지난 2020년 두산에 입단해서 KBO리그 생활을 시작한 뒤 4년차에 맛보는 한 방의 손 맛이었다.
4회에는 무사 2,3루에서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달아나는 타점까지 올렸다. 그리고 8-6까지 따라붙었던 9회초, 안권수는 다시 한 번 담장을 넘겼다. NC 김시훈의 143km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월 솔로포까지 터뜨렸다. NC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경기 후 안권수는 "4년 전에 일본 실업팀에 있을 때 홈런을 쳤던 것 같다. 그리고 하루에 홈런 2개는 고등학교 때 알루미늄 배트로 한두 번 정도 쳤던 것 같다"라면서 이날 경기의 의미를 되돌아봤다.
하지만 홈런을 치고도 안권수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중심을 지켰다. 그는 "사실 홈런 치고 밸런스가 나빠질 수도 있으니까 그 부분을 많이 생각했다. 원래 하던대로 해야한다고 생각했다"라면서 들뜨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2개의 홈런 모두 맞는 순간 감각을 느끼지는 못했다고. 하지만 동료들과 팬들의 환호성은 안권수의 홈런을 짜릿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동료들이 제가 홈런 못 쳤던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첫 홈런 나와서 좋은 말들을 많이 들었다"라고 웃었다.
이어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면서 환호하는 롯데 팬들을 바라봤다. 그는 이 모습을 보면서 "기분 최고였다"라고 활짝 미소를 다시 지었다.
어려움을 딛고 팀은 3연승을 기록하며 단독 4위까지 올라섰다. 그리고 팀의 저력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는 "우승 생각밖에 없다. 우승할 수 있는 선수들이라고 생각한다. 이 선수들과 함께 제가 더 활약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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