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이 너무 좋다".
KIA 타이거즈 이적거포 변우혁(23)이 화끈한 만루홈런을 터트리며 팀에 귀중한 연승을 안겼다. 2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1회말 2사 만루에서 원태인의 4구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왼쪽 담장을 넘겨버렸다.
단숨에 5-0으로 승기를 잡았다. 프로 데뷔 이후 첫 만루홈런이었다. 전날은 3회 1사1,2루에서 우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추격의 적시타를 날리며 팀 역전극에 일조했다. 이날은 화끈한 만루포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마운드의 양현종에게 통산 160승을 안겨준 만루포였다.
개막 2차전에서 솔포홈런을 터트리며 기세를 올렸지만 타격슬럼프에 빠졌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탄탄한 준비를 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선발명단에서도 빠지기도 했고 마음도 조급해졌다. 그러나 이틀연속 적시타와 만루홈런을 터트리며 재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
경기후 변우혁은 환한 얼굴이었다. "어제 경기에서 안타가 하나 나왔지만 세 타석이 득점 찬스였는데 다 놓쳤다. 자책을 혼자 많이 했다. 오늘은 힘을 아예 빼고 연습하면서 타구 질이 좀 좋았다. 타석 들어가서도 투수랑 싸우는 것만 생각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좋았던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직구와 슬라이더를 생각했는데 운 좋게 실투가 들어왔다. 카운트는 몰렸지만 과감하게 돌렸다. 맞자마자 넘어간 줄 알았다. 그랜드슬램의 느낌이 너무 좋다. 홈런을 쳐서 팀이 이겨 기쁨이 더 크다. 너무 많이 맞아서 헬멧 헬멧 막 돌아갔다. 근데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
특히 홈런을 치는 순간 자연스럽게 배트 플립(방망이 던지기)이 나왔다. 변우혁은 "내가 원래 배트플립을 안하는데 올해부터 뭔가 자연스럽게 나오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여유가 생기면서 그런지 모르겠다. 원래 배트플립을 하는 타자가 아닌데 나도 지금 알았다"며 웃었다.
특히 KIA에서 홈런왕을 차지했던 김상현의 배트 플립과 비슷했다. 이유가 있었다. 변우혁은 "사실 김상현 선배님의 홈런 모음영상을 봤다. 되게 멋있었다. 김상현 선배님도 KIA에 와서 홈런 30개(36개) 치고 그러셨더라"며 설명했다. 2009년 김상현처럼 트레이드 신화를 재현하고 싶은 마음이 엿보였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