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포인트였는데...".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미들맨 오승환(40)의 첫 홀드를 크게 반겼다. 새로운 마무리 이승현이 끝내기 홈런을 맞고 쓰라린 패를 당했지만 오승환의 호투로 위안을 삼았다. 오승환은 개막 이후 부진에 빠졌고 지난 19일 키움전을 끝으로 마무리 보직을 내려놓고 미들맨으로 변신했다.
지난 2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중간투수로 등판해 아웃카운트 2개를 잡고 리드를 지켰다. 4-2로 추격당한 7회 1사2,3루에 등판해 변우혁 뜬공, 김선빈 볼넷, 황대인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실점을 막아냈다. 시즌 첫 홀드를 따냈다.
위기상황에서 확실한 마무리 본능을 과시했다. 그러나 이승현이 9회말 최형우에게 3점짜리 홈런을 내주고 허망하게 무릎을 꿇었다. 사령탑의 입장에서는 이승현이 잘 막았다면 회복을 알린 오승환의 호투까지 더해지며 모두가 행복한 경기였다. 팀 분위기도 끌어올릴 수 있었다.
박 감독은 22일 KIA와 광주경기에 앞서 "(승현이가) 좋은 경험했다. 스트라이크에서 맞은 것은 아쉬웠다. 그런 경험 하면서 성숙해진다. 백신을 맞았다고 생각한다. 계속 지금 계획한 대로 계속 간다. 앞으로도 우리 팀에 해줘야 되는 선수이다"며 아쉬움을 털어냈다.
박 감독은 오승환의 등판시점에 대해 "처음에는 편한 상황에서 올리려고 준비를 시켰다. 그런데 긴박한 상황에서 올라가 완벽하게 막아주었다. 우리가 이겼으면 그것이 포인트였다. 추가 실점을 막았는데 마지막에 지면서 묻혔다. 어제의 포인트는 오승환의 투구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오승환의 달라진 투구내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바깥쪽 일변도의 투구가 아니라 몸쪽 공까지 구사하며 스트라이크존을 폭넓게 사용했댜는 점이다. 오승환에게 주문했던 사항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돌직구 구속과 구위가 떨어진 만큼 변화를 주자는 것이었다.
박 감독은 "스트라이크존 끝으로 던지고 변화구도 바깥쪽에서 떨어지게 던졌다. 세이브 투수로 큰 걸 안 맞으려고 몸 쪽을 잘 안 썼다. 그동안 바깥쪽으로만 던지다보니 타자들에게 공이 보였다. 150km 던지면 바깥쪽도 사는데 지금은 아니라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어제는 몸쪽도 던지니까 바깥쪽도 살았다. 이렇게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좋아질 것이다"고 밝혔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