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뱉은 말은 반드시 지킨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실행력은 놀라웠다.
오타니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02구 2피안타 2볼넷 11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를 펼치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3승 째를 거뒀고 평균자책점은 0.64로 다시 끌어내렸다.
이날 등판 전에도 오타니는 충분히 위력적이었다. 평균자책점은 0.86을 기록하고 있었고 21이닝 27탈삼진으로 구위를 뽐내고 있었다. 그러나 오타니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자신의 제구력이 부족하다고 콕 찝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등판들에서 사사구가 많았다. 6일 시애틀전 6이닝 1실점을 기록했지만 볼넷 4개 사구 2개를 내줬고 12일 워싱턴전에서도 7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5볼넷 1사구를 기록했다. 2경기 연속 6사사구 경기를 펼쳤다.
이에 오타니는 “결과는 좋아 보이지만 삼자범퇴 이닝이 많지 않다. 볼넷이 유일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조금 이상하다. 불펜에서 던질 때 정말 느낌이 좋았기 때문에 이렇게 볼넷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문제점을 인식했고 이 문제를 확실하게 개선하려는 결연한 다짐도 엿보인 발언이었다. 이러한 다짐을 마운드 위에서 확실하게 실천했다.
이날 오타니는 1회 바비 위트 주니어-MJ 멜렌데즈-비니 파스콴티노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며 삼자범퇴 이닝으로 경기의 포문을 열었다. 그리고 2회에도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3회초 선두타자 에드워드 올리바레스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니키 로페즈를 유격수 병살타로 처리하면서 2아웃을 만들었고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 3타자로 이닝을 끝냈다.
첫 볼넷은 4회에 나왔다. 1사 후 멜렌데즈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후 파스콴티노에게 좌전 안타까지 허용해 1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살바도르 페레즈를 다시 유격수 병살타로 이끌어내며 위기를 극복했다.
이후 5회를 삼자범퇴로 잡아냈고 6회 선두타자 로페즈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이후 브래들리 주니어-위트 주니어-멜렌데즈를 3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대망의 7회, 오타니의 탈삼진 본능은 여전히 꿈틀댔고 다시 한 번 3타자를 3연속 삼진으로 잡아냈다. 6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하며 이날 등판을 마무리 지었다.
볼넷은 2개 밖에 나오지 않았고 삼자범퇴 이닝도 4차례를 기록했다. 본인이 문제 삼았던 부분을 확실하게 고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더 이상 진화할 필요가 없을 것 같은 오타니였지만 다시 한 번 진화했다.
스위퍼 43개, 커터 21개, 포심 20개, 커브 9개, 스플리터 5개, 슬라이더 4개를 구사했다. 포심 최고 구속은 100.2마일(161.3km), 평균 97.2마일(156.4km)을 찍었다.
‘LA타임즈’는 ‘오타니는 자신이 말을 스스로 지키는데 달인이다. 그는 더 많은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야 하고 너무 많은 볼넷이 나 스스로도 지긋지긋하다고 말했는데, 이날 11개의 탈삼진을 기록하고 2개의 볼넷만 내주면서 그의 목표를 달성했다’라고 설명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