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이닝 퍼펙트 행진, 포수가 달려들자 무산됐다…”구멍 파서 숨고 싶었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4.22 09: 42

시카고 컵스 드류 스마일리가 퍼펙트게임을 이어가다가 ‘아군’ 포수의 훼방(?)에 무산됐다. 
스마일리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⅔이닝 1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컵스는 스마일리의 완벽투와 코디 벨린저, 트레이 맨시니, 패트릭 위스덤, 니코 회르너 등의 4홈런 폭발에 힘입어 13-0으로 대승을 거뒀다.
스마일리의 완벽투 행진에 술렁거린 리글리필드였다. 그런데 한순간에, 그리고 동료와의 아쉬운 충돌 하나에 퍼펙트게임 행진이 무산됐다. 7회까지 완벽투를 펼치던 스마일리는 8회 선두타자 데이빗 페랄타를 상대했다. 1스트라이크에서 2구째 너클 커브를 던졌고 페랄타가 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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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루 파울선상으로 느리게 굴러갔다. 스마일리가 재빠르게 달려가서 처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타구를 역시 쫓아가던 포수 얀 고메스가 달려가던 탄력을 제어하지 못하면서 스마일리와 충돌했다. 스마일리의 등 뒤에 올라타는 모양새였다. 아군이 훼방을 놓는 듯한 그림이었다. 결국 내야안타가 만들어졌고 스마일리는 충돌 이후 허탈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스마일리는 허탈한 내야안타를 허용한 뒤 미겔 바르가스를 3루수 뜬공, 제임스 아웃맨을 삼진으로 솎아낸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투구수는 103개. 사실 페랄타에게 내야안타를 맞은 순간에도 투구수는 94개였다. 내야안타를 허용한 타구도 느리게 굴러가며 안타 확률이 높았다. 퍼펙트게임 가능성이 그리 높은 상황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짙은 것은 사실이었다.
포수 고메스는 경기 후 현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미식축구 복장을 하고 등장했다. 스마일리와의 충돌을 유쾌하게 보이려는 의도인 듯 했다. 그럼에도 미안한 감정은 숨기지 않았다. 그는 “구멍이라도 파서 숨고 싶었다”라며 “스마일리와 나 모두 타구를 처리하기를 원했다. 나보다 먼저 타구에 도달했고 나는 예전처럼 빠르지 않았다. 그래서 저는 그의 등 뒤로 올라타게 됐다. 멋진 장면이 나왔다”라며 머쓱해 했다.
그러나 스마일리는 개의치 않았다. 그는 “그 타구를 아웃시키는 것은 힘들었다. 거의 완벽했던 커브를 던졌다. 하지만 간신히 맞췄고 파울로 흘러나가지 않았다”라며 “얀(고메스)도 그 타구를 아웃시키기를 원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퍼펙트게임이 무산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고메스의 탓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데이빗 로스 컵스 감독 역시 “힘든 플레이였다. 얀이 뛰어나왔다.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였다.그는 타구를 잡고 몸을 돌려 힘껏 던지려고 했다. 드류가 정말 잘 따라갔다고 생각한다. 페랄타는 괜찮은 주자다. 힘든 플레이였다”라면서 “스마일리는 내내 약한 타구를 만들어냈다. 아마도 가장 약한 타구를 만들어냈다는 것은 이날 투구가 적절했다는 의미”라면서 스마일리의 투구 자체가 훌륭했다고 칭찬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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