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좌완투수 이상민(33)이 데뷔 후 처음으로 타석에 들어섰던 순간을 회상했다.
이상민은 지난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구원등판해 1이닝 탈삼진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첫 승리다.
이날 경기는 연장 12회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삼성이 수비 위치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지명타자가 사라지면서 이상민은 12회 2사 1, 2루 찬스에서 타격을 하게 됐다. 키움 구원투수 김성진을 상대한 이상민은 1볼 1스트라이크에서 3구째 변화구를 쳤지만 1루수 땅볼로 잡혔다.
이상민은 다음날 인터뷰를 위해 덕아웃에 들어오면서 동료들의 “코리안 오타니!”라는 응원과 농담을 들었다. “투수에 집중하고 싶다”라며 웃은 이상민은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런데 덕아웃에서 너무 좋아해서 한 번 쳐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원래 수석코치님은 스윙을 하지 말고 서있다가 오라고 하셨는데 2구째 이후에 치라는 사인이 나와서 타격을 했다. 그런데 하필 슬라이더가 들어와서 잘못 맞았다. 아직도 손이 아프다”라고 당시 상황을 이야기했다.
삼성 좌완 불펜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이상민은 고등학교 때까지는 야수로 뛰었다. “아마추어 때는 타자를 해서 이승엽 감독님(두산)을 보고 자랐고 스타일은 이병규 수석코치님(삼성)을 엄청 좋아했다. 투수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연습경기에 한 번 던질 기회가 있었는데 부장님이 제구가 좋은데 투수를 해보라고 해서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46경기(29⅓이닝) 9홀드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하며 가장 좋은 시즌을 보낸 이상민은 올 시즌 5경기(6이닝)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중이다. “작년에는 컨디션이 잘 올라오지 않아서 거의 5월말이 되어서야 1군에 올라왔다”라고 아쉬워한 이상민은 “올해도 사실 3월까지는 컨디션이 별로였다. 그래도 퓨처스리그에서 운동을 잘해서 작년보다는 한 달 빨리 컨디션이 올라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지금 너무 재밌게 야구를 하고 있다”라며 미소를 지은 이상민은 “KBO리그 최고령 기록을 세우는 것이 목표다. 송진우 선배님처럼 오래오래 길게 야구를 하고 싶다. 그래서 (오)승환이형에게 최고령 기록을 깨달라고 말하고 있다”라며 당찬 포부를 내걸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