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고도 이긴 것 같지가 않다. 두산 불펜이 추격조와 필승조의 전력 차이를 실감하며 대승의 기쁨을 만끽하지 못했다.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시즌 첫 번째 맞대결.
경기 전까지 KT전 9연패 중이었던 두산은 ‘곰 킬러’ 소형준의 대체 선발 배제성을 만나 모처럼 화력쇼를 펼쳤다. 1회 선취점을 허용했지만 3회부터 KT 마운드를 폭격하기 시작했다. 3회 무사 만루에서 허경민의 병살타 때 양찬열이 동점 득점을 올린 뒤 양석환이 1타점 역전 2루타를 날렸고, 4회 1사 만루에서는 안재석이 희생플라이, 허경민이 2타점 적시타로 승기를 가져왔다.
동료들이 펄펄 날자 부진하던 외국인타자의 방망이마저 깨어났다. 타율 1할6푼7리의 호세 로하스가 5회 2사 후 솔로홈런으로 시즌 4호포를 장식한 것. 두산은 이에 그치지 않고 6회 허경민의 1타점 2루타, 7회 강승호의 1타점 2루타, 양찬열의 2타점 3루타를 앞세워 10-1 9점 차를 만들었다. 마운드 또한 선발 곽빈이 5이닝 1실점, 최지강, 이병헌이 1이닝 무실점으로 연달아 호투하며 무난한 대승이 예상됐다.
두산은 이승진이 등판한 8회 악몽을 경험했다. 선두 앤서니 알포드를 3루수 김재호 실책으로 내보낸 게 화근이었다. 이후 홍현빈을 안타, 이상호를 볼넷 출루시키며 1사 만루에 처했고, 정준영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지만 신본기에 헤드샷을 던져 밀어내기 사구를 허용했다. 이승진은 퇴장 조치.
이어 올라온 고봉재 또한 흔들렸다. 신인 류현인과 문상철에게 연달아 적시타를 허용, 3실점했고, 송민섭을 사구로 내보내며 만루를 자초하고 김명신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그리고 제구가 강점인 김명신마저 알포드와 9구 승부 끝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10-1에서 10-6까지 좁혀진 스코어. 결국 필승조 박치국이 마운드에 올랐고, 장성우를 루킹 삼진 처리하며 혼돈을 종결시켰다.
두산은 KT를 10-6으로 꺾고 KT전 9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3연전 기선제압과 함께 2연승을 달리며 시즌 10승 7패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시즌 3번째 두 자릿수 득점의 기쁨을 만끽할 순 없었다. 8회에만 추격조가 대거 5실점하며 기쁨을 반감시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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