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상황에서 나설 것이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마무리 보직을 내려놓은 '끝판대장' 오승환 사용법을 밝혔다. 당분간은 편안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리겠다는 것이다. 차분하게 다시 빌드업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여지를 주겠다는 것이다.
오승환은 지난 19일 키움과의 경기에서 5-4로 앞선 9회 2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올랐지만 5-5 동점을 허용하며 블론세이브를 했다. 최근 부진한 투구가 이어지자 박감독은 코치진 회의를 통해 결단을 내려 좌완 이승현을 새로운 마무리로 낙점했다.
박 감독은 21일 KIA와의 광주경기에 앞서 오승환의 활용법에 대해 "작년에도 이런 적이 있었고 좋아졌다. 심리적으로 힘드니까 무거운 걸 내려놓고 편안한 상황에 내겠다. 당분간 편안한 마음으로 하게끔 그렇게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팀을 위한 것이니 본인도 납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두 경기면 괜찮은데 계속 이어지다보니 본인도 미안해하고 심리적으로 좀 그랬을 것이다. 작년과 캠프에서 준비를 많이 했다.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오승환은 작년에도 슬럼프에 빠지자 6회 등판한 적이 있었다. 7월 27일 포항 한화전 6회 등판해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홀드를 따냈다. 곧바로 다음날은 연장 10회 마무리 투수로 복귀했다. 박 감독이 편안한 상황을 거론한 이유였다.
오승환에게 마음을 전달하는 과정도 밝혔다. 한국 최고의 마무리의 자존심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박 감독은 "그날 경기를 마치고 스태프 회의를 통해 결정했고 정현욱 투수코치를 통해서 이야기를 했다. 베테랑으로 팀을 이끌어야 가는 선수이다. 나도 말년에 경험이 있었다. 자존심을 세워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마무리 이승현에 대해서는 "중간 투수 가운데 구위도 가장 좋고 마음이 강한편이다. 승현이가 해줄 것이라고 믿고 운영을 할 것이다"고 기대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