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616일 만에 단독 1위 자리에 올랐다. 시즌 초반 LG의 상승세에서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35)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다. 실질적인 일등공신이다.
김민성은 2019시즌을 앞두고 넥센에서 FA 자격을 얻어 사인&트레이드로 LG로 이적했다. LG는 3루수 보강을 위해 김민성을 영입한 것. 김민성은 지난해 신예 문보경에게 주전 3루수 자리를 넘겨주고 백업이 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염경엽 감독은 경험 많은 김민성을 3루와 1루, 2루 백업으로 기용하는 구상을 했다.
그런데 LG는 시즌 초반 유격수들이 줄줄이 부상을 당했다. 국가대표 오지환이 지난 7일 옆구리 통증을 느꼈고, 이후 복사근 미세 손상 진단을 받고 이탈했다. 앞서 백업 유격수 자원인 손호영, 김주성이 줄줄이 잔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염 감독은 김민성을 유격수로 기용했다. 김민성은 넥센 시절인 2017년 9월 이후 무려 2039일 만에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롯데에서 프로에 데뷔한 초반과 넥센에서 잠깐 유격수로 뛰었고, 주로 3루 또는 2루로 뛴 김민성은 낯선 유격수 자리에서 기대 이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오지환의 수비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김민성은 20일 잠실 NC전에서 3변타자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김현수가 허리가 불편해 빠지면서 염 감독은 김민성을 6번에서 3번으로 올렸다. 타격에서도 3할 타율로 쏠쏠하게 치고 있기에 김현수가 빠진 중심타선에 넣은 것.
김민성은 1회 무사 1, 2루에서 NC 선발 송명기 상대로 1타점 우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3회 무사 1루에서 또 안타를 때려 무사 1,2루 찬스로 연결했다. 이후 오스틴의 1타점 적시타가 터졌고, 1사 2,3루에서 박동원의 희생플라이 때 김민성은 3루에서 득점까지 올렸다. 이날 김민성은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김현수가 빠진 자리를 잘 메웠다.
김민성은 20일까지 16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4푼1리(44타수 15안타) 10타점 8득점 OPS .809를 기록하고 있다. wRC+(조정 득점 창출력)가 무려 137.4다.
최근 10경기 성적은 더 좋다. 절반인 5경기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타율 3할7푼1리의 맹타를 과시하고 있다. 염 감독이 3번타순까지 맡긴 참고 스탯이 됐다.
염 감독은 20일 경기에 앞서 오지환의 조기 복귀 소식을 알렸다. 오지환은 21일 퓨처스리그 두산 2군과의 경기에 출장하고, 빠르면 22일 1군에 복귀할 예정이다.
염 감독은 “민성이는 이제 좀 쉬어야 한다. 지금 (피로가) 목까지 차올랐을 것이다”고 웃으며 말했다. 활동량이 많은 유격수로 매 경기 거의 풀타임으로 뛰고 있다. 김민성의 피로가 한계치에 올 타이밍에 오지환이 복귀하는 것을 반겼다.
김민성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3루 외에도 유격수로도 유틸리티 능력을 뽐내고 있는 김민성이 FA 가치도 높이고 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