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타율이 9위까지 떨어진 두산 베어스. 그런데 어떻게 개막부터 꾸준히 5할 승률 이상을 기록하며 선두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것일까.
두산 이승엽호가 출항한지도 어느덧 3주. 두산은 16경기를 치른 현재 9승 7패(승률 .563) 4위에서 순조롭게 항해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와의 개막시리즈 1승 1패에 이어 NC, KIA 상대 2연속 위닝시리즈를 기세를 높였고, 키움, LG를 만나 3연패를 당하기도 했지만 최근 4경기서 3승 1패 반등에 성공하며 5할 승률에서 2승을 더 벌었다. 두산은 단 한 번도 5할 승률 아래로 내려가 본적이 없다.
그런데 두산의 팀 타격 지표는 정규시즌 순위와 거리가 다소 멀다. 일단 팀 타율이 한화(2할3푼) 다음으로 낮은 9위(2할4푼2리)에 머물러 있다. 득점(71점), 출루율(.335)은 6위, 장타율(.352), 득점권타율(2할3푼7리)은 7위로 다른 지표 또한 하위권이다. 16경기 중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경기는 1일 잠실 롯데전(12-10 승리), 16일 LG전(10-5 승리) 뿐. 화끈한 공격야구보다 짜임새 있는 작전야구로 점수를 뽑는 경기가 많았다.
그러나 소총부대로는 순위 상승의 한계가 있다. 지금처럼 선두 경쟁을 꾸준히 이어나가기 위해선 중요할 때 한방을 터트리는 거포가 필수적이다. 두산은 ‘양 듀오’ 양의지, 양석환이 있어 1위 LG에 1.5경기 차 뒤진 상위권 싸움이 가능하다. 외국인타자 호세 로하스가 타율 1할6푼7리로 부진하고, 대다수의 주축 타자들의 2할대 중반에서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상황에서 두 선수의 3할 맹타는 팀 타선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양의지는 KBO FA 최고액(152억 원) 클래스를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체력 소모가 많은 포수를 맡으면서 16경기 전 경기에 출전, 타율 3할4푼6리 1홈런 10타점 장타율 .481 출루율 .452 득점권타율 6할 맹타로 두산 타선을 이끌고 있다. 득점권타율 2위, 출루율 5위다. 지난 20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승기를 가져오는 투런포와 볼넷, 사구로 3출루에 성공하며 팀의 위닝시리즈를 견인했다.
양석환의 퍼포먼스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지난해 107경기 타율 2할4푼4리의 부진을 딛고 올해 14경기 타율 3할2푼7리 4홈런 11타점 장타율 .600 출루율 .377 득점권타율 4할로 양의지와 함께 중심타선을 이끌고 있다. 홈런 공동 선두, 장타율 3위의 양석환은 지난해 거포 기근에 시달렸던 두산의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주고 있다. 두산은 지난 시즌을 팀 홈런 8위(101개)로 마쳤지만 올해는 공동 2위(12개)로 출발이 산뜻하다.
두 선수는 공교롭게도 FA라는 키워드와 연관이 있다. 양의지는 이번 시즌에 앞서 4+2년 총액 152억 원에 두산과 FA 계약했고, 2014년 프로에 입성한 양석환은 2023시즌을 무사히 마치면 생애 첫 FA 자격을 얻는다. 이들의 동기 부여가 시너지효과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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