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마무리 투수 서진용(31)이 세이브 1위를 달리고 있다. 마음가짐의 변화로 그는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서진용은 2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시즌 3차전에서 팀이 8-5로 앞선 9회말 등판해 3점 차 승리를 지키며 시즌 6번째 세이브를 챙겼다. 장성우 유격수 땅볼, 이상호 우익수 뜬공, 김준태 중견수 뜬공을 만들면서 무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서진용은 KT전까지 리그 세이브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공동 2위는 삼성 오승환, 롯데 김원중, 두산 홍건희. 차이는 세이브 2개.
비시즌, 캠프 때 노력한 만큼 결과를 내고 있다. 게다가 서진용은 8경기 평균자책점 0을 기록 중이다. 8⅓이닝을 던져 1실점이 있지만 비자책점이다. WHIP는 0.84에 불과하다.
서진용은 해마다 열심히 새 시즌을 준비하는 선수다. 그리고 팀 내에서 누구보다 꾸준한 투수이기도 하다. 2019년 72경기를 던지고 리그 홀드 2위(33개)에 이름을 올린 뒤 해마다 60경기 이상 던지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21세이브 12홀드를 올렸다. 평균자책점은 4.01. 4경기 연속, 5경기 연속 또는 7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잘 막다가 간혹 무너질 때가 있어 평균자책점이 치솟았지만, 사실 4~5시즌 이상 꾸준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서진용은 묵묵히 지키고 있다. 그만큼 코칭스태프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올해는 초반 페이스가 그 어느 때보다 좋다. 마음가짐의 변화가 그를 더 강하게 만들고 있다.
그는 “점수 차를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그냥 보다 과감하게 승부할 생각만 한다. 도망가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듯하다. 구속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점수 차를 신경 쓰지 않고 ‘과감하게 던진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마운드에 올라가서 자신의 다짐대로 던지는 일은 어렵다.
서진용은 “포수만 보고 강하게 던지려고 한다. 최대한 아웃카운트를 빨리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싸운다”면서 “구속보다 볼 끝이 좋아진 듯하다”고 스스로 나아진 부분을 살폈다.
긴 시즌을 치르다보면 자책점은 생길 수 있고 평균자책점은 더 올라갈 수 있다. 간혹 뒷문을 지키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날도 있을 것이다.
누구다 매 경기 완벽하지 못하다. 1점도 안 주고 시즌을 마치는 투수는 없다. 중요한 점은 가능하면 길게, 큰 기복 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서진용은 지금까지 그래왔다. 지난해에도 개막 후 두 달간 26경기에서 실점을 한 날은 5경기뿐이다. SSG가 KBO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정규시즌 우승을 거둔 데에는 서진용 몫도 컸다.
올해도 자신이 마음먹은대로 순항하고 있다. 올해는 세이브왕 경쟁도 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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