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이 끝나고 FA 시장에서 LG 트윈스는 2명의 주축 선수를 붙잡지 못하고 떠나 보냈다.
포수 유강남은 롯데와 4년 80억 원, 4번타자 채은성은 한화와 6년 90억 원에 각각 FA 계약을 했다. LG는 유강남의 빈 자리는 박동원을 4년 65억 원에 영입해 채웠다. 그러나 채은성의 빈 자리는 그대로였다. 이재원의 군 입대를 미루고 채은성이 빠진 1루수로 기용하는 구상을 했다.
LG는 20일 잠실 NC전에서 9-4로 승리했다. LG는 이날 승리로 SSG와 NC를 1경기 차이로 따돌리고 단독 1위가 됐다. 2021년 8월 12일 이후 616일 만에 단독 1위다.
LG는 시즌 초반 팀 공격력이 화끈하다. 20일 현재, 팀 타율 2할9푼9리로 1위다. 팀 득점 106점으로 1위다. 경기당 6.2점을 뽑고 있다. 장타율 .421과 출루율 .386 그리고 OPS .807도 모두 1위다. ‘뛰는 야구’를 표방해 도루는 33개로 압도적인 1위다.
팀 홈런은 9개로 공동 6위다. LG는 시즌 9번째 경기에서 뒤늦게 박동원이 팀의 첫 홈런을 기록했는데, 이후 9경기에서 9홈런을 기록 중이다. 4월 11일 이후로는 팀 홈런도 공동 1위다.
1번 홍창기는 타율 2할6푼대이지만 출루율은 .444로 리그 6위다. 2번 문성주부터 6번 김민성까지 모두 3할 타자다. 박동원은 하위타순에서 4홈런으로 홈런 공동 1위다. 서건창은 타율 2할1푼7리이지만 타점 공동 4위(12개), 9번타자로 나서고 있는 박해민은 최근 10경기 타율은 3할6푼4리다.
염경엽 감독은 과거 넥센 사령탑 시절 선보였던 화끈한 공격 야구를 지향하고 있다. 그는 “팀 타율이 3할을 기록했으면 좋겠다”고 목표를 언급했다. 현재 LG 공격력은 그에 근접하고 있다.
에이스 켈리가 부진하고, 마무리 고우석이 부상에서 회복해 지난 18일 뒤늦게 합류했고, 4선발 이민호는 부상으로 빠져 있다. 불펜도 약간 흔들리는 등 투수진이 초반 안 좋은 것을 타선의 힘으로 1위로 이끌었다. 기복이 있기 마련인 타선이 언젠가 하락세를 타면, 그 때 선발을 비롯해 투수진이 힘을 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한화로 떠난 채은성이 LG에 남았더라면, LG 타선은 어떨지 상상이 안 된다. 샐러리캡 제도가 시작되면서 LG는 FA 협상에서 지출 규모를 줄여야 했다. 채은성은 마지막까지 LG에 남고 싶어했지만, LG가 쓸 수 있는 금액과 한화의 제시액은 차이가 너무 컸다.
LG를 떠난 채은성은 한화에서 더 위압적인 4번타자가 됐다. 시즌 초반 채은성의 활약은 놀랍다. 16경기에서 타율 3할9푼1리(64타수 25안타) 4홈런 19타점 11득점 OPS 1.093을 기록 중이다. 타점 1위, 최다안타 1위, 홈런 공동 1위다. 타율과 장타율, OPS는 2위다. 출루율 4위, 득점 공동 7위로 도루(0개)를 제외한 타격 부문에서 모두 상위권이다.
LG는 이재원이 복사근 부상으로 재활 중으로 아직 시즌에 1경기도 뛰지 못하고 있다. 외야수인 오스틴이 1루수로 뛰고 있다. 채은성이 LG에 남아 1루수로 계속 뛰었다면 염 감독이 구상한 ‘핵타선’이 일찌감치 완성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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