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때도 이 정도는…” 124억 유격수 완벽 대체, 35살에 다시 쓰는 성공스토리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4.21 05: 00

옛 스승 염경엽 감독을 다시 만나 옛날의 폼을 되찾은 것일까. LG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35)이 늦은 나이에 새로운 성공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다. 
지난 2019년 3월 사인 앤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현 키움)에서 LG로 이적한 김민성. 지난 4시즌 동안 존재감이 큰 편은 아니었다. 6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쳤던 넥센 시절과 달리 LG에서는 한 시즌 8홈런이 최다였고, 2021시즌 타율 2할2푼2리, 2022시즌 2할7푼의 부진 속 구단과 팬들의 머릿속에서 서서히 잊혀져 갔다. 김민성이라는 베테랑 3루수가 있었지만 문보경이 등장하기 전까지 3루 포지션은 늘 LG의 고민이었다. 
그런 그가 2023시즌 16경기 타율 3할4푼1리 10타점 8득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장타율 .386, 출루율 .423와 함께 득점권타율이 4할2푼9리에 달한다. 심지어 전날 잠실 NC전에서 2020년 6월 6일 고척 키움전 이후 1048일 만에 3번타자를 맡아 결승타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 활약하며 LG의 616일 만에 단독 선두 도약을 이끌었다. 

1회말 무사 1,2루 LG 김민성이 우익선상 선취 1타점 적시타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3.04.20 /cej@osen.co.kr

올 시즌 또한 LG 내야에 확실한 자리가 없었던 김민성. 그런 그에게 지난 7일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124억 유격수’ 오지환이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하며 빈자리를 메울 대체자로 낙점된 것이다. 김민성은 7일 잠실 삼성전에서 넥센 시절인 2017년 9월 6일 수원 KT전 이후 2039일 만에 유격수를 맡아 지금까지 오지환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고 있다. 눈에 띄게 달라진 타격과 함께 낯선 유격수 포지션까지 문제없이 소화하며 모처럼 그라운드에서 활기를 찾은 모습이다. 
LG 트윈스는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3차전에서 9-4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LG 김윤식이 염경엽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3.04.20 /cej@osen.co.kr
단독 1위의 기쁨을 맛본 20일 NC전 타격 또한 강렬했다. 0-0이던 1회 무사 1, 2루 찬스서 NC 선발 송명기 상대 1타점 우전 적시타로 결승타를 장식했고, 3회 무사 1루에서 다시 좌전안타를 치고 나가 박동원의 희생플라이 때 달아나는 득점을 올렸다. 과거 LG 감독을 맡았던 양상문 SPOTV 해설위원은 “김민성 선수는 전성기 때도 이 정도의 타격감을 보여준 적이 없다”라고 놀라워했다. 
김민성 뿐만이 아니다. 내야수 서건창은 득점권 타율 3할3푼3리, 포수 이적생 박동원은 홈런 공동 선두(4개)를 달리며 LG의 초반 상승세 주역으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LG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선수들이 옛 스승을 만나 하나둘씩 전성기 때의 모습을 되찾고 있으니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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