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 실패는 감독 책임이죠.”
이승엽 두산 감독은 지난 19일 대전 한화전에서 9회 승부처에서 두 번의 작전이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두산이 6-7로 아깝게 패하면서 이승엽 감독의 선택을 두고 여러 평가가 나왔다.
5-7로 뒤진 9회초 공격에서 두산은 양의지의 안타와 김재환의 2루타로 1점을 따라붙었다. 무사 2루 찬스에서 이 감독은 강승호에게 희생번트 사인을 냈다. 그러나 강승호의 번트가 1루에 뜨면서 실패로 돌아갔고, 귀중한 아웃카운트 하나가 날아갔다.
계속된 1사 2루 찬스. 한화가 투수를 사이드암 강재민에게 좌완 김범수로 바꾸자 이 감독은 대타 카드를 꺼냈다. 좌타자 호세 로사하스 대신 우타자 신성현으로 승부를 걸었지만 8구 승부 끝에 3루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대타 작전도 실패했다.
이 감독은 20일 한화전을 앞두고 “9회 로하스 타석은 타격코치와 함께 (신)성현이가 낫다는 판단을 했다. 로하스가 5회 홈런을 치긴 했지만 좌투수한테 안 좋았고, 상대 투수 김범수 공도 빨랐다”고 신성현을 대타로 쓴 이유를 밝혔다.
이어 1점차 뒤진 상황에서 희생번트 지시한 것에 대해 이 감독은 “필승조를 다 썼지만 경기를 내줄 생각은 없었다. 바깥에서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지만 1점차 상황에선 당연히 번트라는 판단을 했다. 동점을 만들어야 역전이 있다. 동점을 만들었으면 9회 (마무리) 홍건희를 올려 승부를 봤을 것이다”며 “결과가 안 좋았기 때문에 아쉽지만 작전 실패는 모두 감독 책임이다”고 말했다.
이날 두산은 6회부터 일찍 승부를 걸었다. 5이닝 2실점으로 막던 선발투수 김동주를 투구수 86개에 교체하며 5-2로 앞선 6회 시작부터 필승조 박치국을 올렸다. 앞서 8경기 6⅔이닝 무실점 중이던 박치국이 안타 2개와 볼넷 2개로 1실점하며 흔들리자 정철원까지 조기 투입했다. 정철원이 내야 땅볼 2개로 동점을 허용하면서 6회 경기 흐름이 한화 쪽으로 넘어갔다.
이 감독은 “어제는 투수코치와 얘기해서 승부를 빨리 보려고 했다. 박치국이 아쉬운 투구를 했지만 1년 시즌을 치르다 보면 안 좋을 때도 있다. 이전까지 워낙 좋은 투구를 했기 때문에 (박치국에 대한) 신뢰가 바뀌는 건 없다”고 여전한 믿음을 보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