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저걸 잡지?” 저지의 오타니 홈런 저지…적장·동료 모두 감탄하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4.20 17: 00

애런 저지가 담장 앞에서 폴짝 뛰어올라 오타니 쇼헤이의 홈런성 타구를 낚아챈 순간. 양키스타디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감탄사를 연발했다.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 LA 에인절스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MVP 경쟁을 펼쳤던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와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맞대결을 맞아 이목이 집중됐고, 1회부터 두 선수의 불꽃 튀는 진검승부가 야구팬들을 열광시켰다. 
0-0으로 맞선 1회초 에인절스 공격이었다.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등장한 오타니가 양키스 선발 조니 브리토 상대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고, 6구째 88.6마일(142km) 체인지업을 받아쳐 홈런이 예상되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그런데 이 때 중견수 저지가 담장 앞에서 점프와 함께 팔을 쭉 뻗어 타구를 낚아채며 이를 중견수 뜬공으로 만들었다. 저지는 착지하면서 잡은 공을 놓쳤지만 글러브를 끼지 않은 오른손으로 낙구 없이 이를 잡아내며 오타니의 홈런을 강탈했다.

애런 저지의 호수비 장면 / 뉴욕 양키스 SNS 캡처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저지는 경기 후 “나는 만능 플레이어가 되고 싶다. 특히 투수가 열심히 던지고 있을 때 그를 위한 플레이를 펼치고 싶다”라며 “나는 홈런타자, 아니면 그냥 타자가 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 훌륭한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되는 게 목표다. 거기에 포커스를 맞추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사진] 오타니 쇼헤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타니의 타구를 저지가 잡아낼 거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양키스 선발 브리토는 “난 그것이 홈런이 될 거라고 예상했다. 담장 근처에 있는 저지를 보고 그가 타이밍을 맞추는 순간 혹시 잡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고, 동료 글레이버 토레스는 “놀랍다. 정말로 멋진 캐치였다. 타구를 잡는 게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너무 어렵다”라고 경의를 표했다. 에인절스 간판타자 마이크 트라웃도 “저 공이 어떻게 담장 밖으로 나가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적장의 심기는 불편했다. 양키스 코치 출신인 에인절스 필 네빈 감독은 “난 저지가 저런 수비를 하는 걸 여러 차례 봤다. 상대팀으로 이를 겪어보니 그렇게 썩 유쾌한 일은 아니다. 저지는 공수 모두 게임체인저가 맞다”라고 칭찬했다. 
좋은 수비 뒤에 좋은 공격이 나왔다. 저지는 1회말 무사 1루서 등장해 오타니가 보는 앞에서 0의 균형을 깨는 선제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경기 또한 양키스의 연장 10회 끝내기승리로 마무리됐고, 최종적으로 저지가 오타니에 판정승을 거뒀다. 에인절스의 2번 지명타자로 나선 오타니는 4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으로 주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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