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마무리 두 번 교체…한화 첫 SV는 2구로 끝낸 박상원 "오늘만 야구하는 것 아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04.20 14: 34

시즌 개막이 한 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한화는 벌써 두 번이나 마무리투수를 바꿨다. 베테랑 장시환이 마무리로 시작했지만 개막전부터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3경기 만에 컨디션 난조가 겹치며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어 좌완 김범수가 마무리 자리를 넘겨받았지만 3경기에서 1패를 당하며 블론세이브 2개로 3경기 연속 9회 고비를 넘지 못했다. 
개막 14경기에서 블론세이브만 5개로 유일하게 세이브 기록이 없는 팀이 한화였다. 결국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또 한 번의 마무리 교체를 결정했다. 지난 19일 대전 두산전을 앞두고 “마무리는 무척 힘든 자리다. 김범수와 대화했는데 원래 하던 7~8회 셋업맨 보직을 다시 맡기로 했다. 당분간 마무리는 강재민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에서 곧바로 강재민에게 경기를 마무리해야 할 상황이 왔다. 5-5 동점으로 맞선 8회초 1사 1루에서 투입된 강재민은 실점 없이 이닝을 막았다. 한화 타선이 8회말 2점을 내면서 9회초 강재민이 다시 마운드에 올랐지만 양의지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김재환에게 우측 1타점 2루타를 허용하며 7-6으로 쫓겼다. 

한화 박상원. /한화 이글스 제공

강승호의 보내기 번트가 1루 뜬공으로 이어지면서 한숨 돌렸지만 좌타자 호세 로하스 타석에서 수베로 감독은 강재민을 내리고 좌완 김범수를 다시 세이브 상황에 올렸다. 김범수는 대타 신성현을 8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3루 내야 뜬공 처리했지만 허경민을 자동 고의4구로 보낸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1점차로 쫓긴 2사 1,2루 위기. 동점에 역전 주자까지 나간 상황에서 수베로 감독이 뽑아든 카드는 박상원이었다. 전날(18일) 1군에 등록돼 시즌 첫 등판을 매우 터프한 상황에서 나왔다. 박상원은 대타 김재호 상대로 초구 147km 바깥쪽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2구째 147km 직구를 몸쪽 높게 찔러넣어 체크 스윙을 이끌어냈다. 투수 쪽으로 힘없는 땅볼이 되면서 박상원이 직접 공을 잡아 1루로 토스,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공 2개로 한화의 시즌 1호 세이브 주인공이 된 것이다. 개인 통산 2호 세이브. 
지난 2017년 데뷔 후 통산 36홀드를 기록 중인 박상원은 150km대 강속구를 던지는 파워피처로 지난해 8월 사회복무요원을 마치고 돌아와 14경기(12이닝) 4홀드 평균자책점 2.25로 빠르게 실전 감각을 찾았다. 올해 마무리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혔으나 미국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 막판 팔에 멍 증세가 지속돼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는 불참했다. 시범경기 막판 1군에 복귀했지만 관리 차원에서 2군으로 내려가 퓨처스 팀에서 컨디션을 조절했다. 
한화 박상원. /OSEN DB
박상원은 “2군에서 부족한 부분을 많이 보완한 게 오늘 경기력으로 나왔다. 지난해 급하게 복귀하느라 신경쓰지 못한 부분을 2군 감독님과 코치님들, 트레이너 분들이 면밀히 신경써주셨다”며 “오늘 같은 상황에 나갈 줄은 몰랐다. 앞에서 (강)재민이랑 (김)범수, 그 앞에 (김)서현이나 (한)승혁이형, 또 (이)태양이형과 (정)우람이형까지 불펜투수들이 잘 이끌어준 덕분이다. 다들 초반에 생각보다 많은 경기에 나가 힘들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힘들 게 버텼는데 내가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 서로 힘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몸 상태도 이제 완전히 회복됐다. 그는 “(시범경기 마치고) 2군에 내려갈 때도 건강했지만 (수베로) 감독님이 ‘오늘만 야구하는 게 아니다. 내년과 내후년도 있다. 투수는 팔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하셨다. 감독님이 나를 위해 배려해주신 시간이 앞으로 야구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수베로 감독도 이날 경기 후 “박상원이 복귀 이후 첫 등판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현재 우리 팀 상황을 봤을 때 매우 긍정적이다”고 반겼다. 
한화 박상원. /OSEN DB
또한 박상원은 “팀의 첫 세이브는 내가 했지만 우리 투수들이 버티고 포기하지 않은 덕분이다. 모든 중간투수들의 마지막 점이 마무리이기 때문에 보직에 대한 욕심은 있다. 다 같이 열심히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고 있다. 꼭 마무리가 아니어도 팀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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