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승 이후 찾아온 12연패. 길고 긴 연패 늪에서 벗어난 투수가 눈시울을 붉혔다. 불운의 대명사와 같았던 세이부 라이온즈 좌완 투수 스미다 치히로(23)가 그 주인공이다.
스미다는 지난 19일 일본 사이타마 베루나돔에서 열린 2023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5피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세이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3월26일 오릭스 버팔로스 상대로 데뷔전에서 첫 승을 거둔 뒤 389일 만에 승리투수가 된 스미다는 개인 12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 세이부 투수로는 역대 최다 연패 기록이었는데 ’12’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일본 ‘스포츠닛폰’에 따르면 스미다는 경기 후 홈팬들의 환호에 미소를 지으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그동안 마음고생을 감출 수 없었던 스미다는 “첫 승 했을 때만큼 기쁘다”며 “아무도 할 수 없는 경험이 생겼다”고 말했다.
일본대학야구 최대어 투수로 명성을 떨친 스미다는 지난 2021년 드래프트 1순위로 세이부에 입단했고, 지난해 3월26일 오릭스 상대로 가진 데뷔전에서 7이닝 1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 승리로 화려하게 시작했다. 그러나 4월2일 지바 롯데 마린스전 5이닝 3실점 패전을 시작으로 내리 10패만 쌓으면서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지난해 16경기(14선발) 81⅔이닝 평균자책점 3.75에도 불구하고 승운이 따르지 않아 1승10패로 끝났다. 올해도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 5일 라쿠텐 골든이글스전 6이닝 1실점 호투에도 무득점에 그친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을 안았고, 12일 지바 롯데전에선 5⅔이닝 5실점으로 무너져 연패가 ’12’까지 불어났다.
19일 소프트뱅크전 등판 전까지 스미다가 2년간 등판한 18경기에서 세이부는 1승16패1무에 그쳤다. 지난해 8월24일 지바 롯데전 동점 상황에서 나와 3이닝 2실점 구원패도 있었다. 스미다 등판시 세이부 승률이 5푼9리에 불과할 정도로 개인으로나 팀으로나 지독하리만큼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퍼시픽리그 1위 소프트뱅크를 제물 삼아 그토록 기다렸던 개인 통산 2승째를 거두며 12연패 마음고생을 끝냈다. 최근 4연승을 달린 세이부도 양대리그 통틀어 가장 먼저 10승(6패) 고지. 1위 소프트뱅크(9승5패)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뒤진 2위로 추격을 이어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