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 파이어볼러들의 스피드 경쟁이 화끈하다.
2년차 영건 문동주(한화)는 지난 12일 광주 KIA전에서 160.1km를 찍으며, KBO리그 국내 투수 최고 기록을 세웠다. 안우진(키움)은 지난 19일 고척 삼성전에서 최고 159km의 강속구를 던졌다.
볼 스피드라면 이름이 빠지지 않는 KBO리그 최고 마무리 고우석(LG)도 구속 경쟁에 뛰어든다. 그는 “남자는 직구”라며 “불타오른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고우석은 19일 잠실구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며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어깨 부상을 얘기하다 울컥하기도 했다. 이후 문동주의 160km 스피드 이야기를 하자, 밝은 얼굴로 경쟁심을 살짝 드러냈다.
문동주의 160km, 안우진의 159km를 언급하자, 고우석은 먼저 “그런 거 볼 때마다 어렸을 때 잠을 좀 더 일찍 자서 키가 컸어야 하는데…”라고 말하며 웃음 바다를 만들었다. 고우석은 182cm, 투수로 조금 작은 편이다.
이어 “지금 너무 많이 늦은 것 같고, 내가 갖고 있는 것으로 최선을 다해서 내가 목표하는 것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우석도 다른 파이어볼러들의 볼 스피드 기사를 보거나, 영상을 본다고 한다. 그는 “그런 기사를 찾아보는데, 솔직히 같은 선수니까 ‘부럽다’ 이런 생각은 잘 안한다. 그냥 ‘이게 맞나’ 싶기도 하고, ‘거짓말 아니야’ 이런 생각도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고우석은 지난해 최고 158km 구속을 던졌고, 지난 18일 잠실 NC전에서 올 시즌 첫 등판에서는 최고 156km를 던졌다. 어깨 부상에서 회복한 이후 첫 1군 경기에서 빠른 구속을 보여줬다.
그는 “생각보다 구속이 정말 잘 나왔다. 2군에 계신 코치님들과 트레이닝 코치님들, 그리고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많이 배려해주시고 도와주셨다”고 감사했다.
고우석은 직구 스피드도 빠르지만 고속 슬라이더도 주무기다. ‘슬라이더는 안우진 보다 빠를 수 있고, 메이저리거와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얘기에 고우석은 전투력을 끌어올린 반응을 보였다.
고우석은 “그런데 남자는 직구이기 때문에, 슬라이더가 아무리 빠르다고 해도 기본 베이스가 되는 패스트볼이 누구보다 느리다는 것을 혼자 느끼면 불타오른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우석은 1군에 복귀한 이번 주는 연투를 하지 않고 하루 휴식 후 격일로 등판한다. 다음 주부터 제한이 없다. 건강한 몸 상태로 투구 밸런스가 더 좋아진다면 160km 구속 경쟁을 욕심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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