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 한 명이 없는 상황에서도 유망주 특별 관리는 유효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원칙을 무너뜨리지 않았다.
한화는 지난 19일 대전 두산전을 앞두고 두 가지 중대 결정을 했다. 개막전에서 어깨 통증으로 자진 강판한 외국인 투수 버치 스미스(33)를 방출하면서 에이스로 떠오른 문동주(20)를 컨디션 관리 차원으로 1군 엔트리 제외를 결정한 것이다.
스미스 방출은 한화로선 대단히 뼈아픈 일이다.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액 100만 달러(보장 80만 달러)를 투자한 1선발 자원이었지만 영입 당시부터 우려한 부상 리스크가 개막전부터 터질 줄 몰랐다. 개막전이었던 지난 1일 고척 키움전에서 던진 2⅔이닝 60구로 스미스의 KBO리그 커리어는 끝났다.
한화는 지난해에도 4월 중순 부상으로 이탈한 외국인 투수 닉 킹험과 라이언 카펜터를 기다리다 두 달을 허비하며 시즌을 망친 아픔이 있다. 투자한 금액은 아깝지만 스미스를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두 번의 검진 결과에서 큰 이상이 없었으나 복귀 일정을 차일피일 미룬 스미스에게 더는 미련을 갖지 않고 방출시켰다.
대체 외국인 투수가 빠르면 이달 내로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래도 4월 개막 한 달을 외국인 투수 1명 없이 보내야 한다. 유망주 남지민이 스미스가 빠진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왔지만 기복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년간 팀 내 최다 이닝을 던진 토종 에이스 김민우도 올 시즌 초반 페이스가 더디다. 선발진에 여유가 없는 한화가 아프지 않은 문동주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한 것은 그래서 의외다. 문동주는 올해 3경기에서 팀 최다 16⅔이닝을 던지며 1승1패 평균자책점 1.08 탈삼진 18개를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이지만 9위(5승9패1무)로 처진 한화로선 한 번이라도 더 좋은 투수를 써야 한다. 성적이 급한 상황에서도 프런트와 현장이 합의한 유망주 보호, 특별 관리 원칙을 고수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문동주의 엔트리 제외에 대해 “스프링캠프 때부터 첫 3경기를 등판하면 한 번 쉬어가기로 관리 계획을 짰다. 문동주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이 강렬하지만 아직은 어리고, 앞으로 보여줄 게 훨씬 많은 선수다. 그런 모습이 더 보여질 수 있게 도와주는 것도 지도자로서 역할이다. 상황을 봐야겠지만 이렇게 주기적으로 한 번씩 쉬어가는 일정이 있을 것이다”며 철저한 관리를 예고했다. 큰 틀에서는 120~125이닝 제한을 계획하고 있다.
문동주도 “주어진 상황에 맞게 하겠다. 엔트리에 말소된 동안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다시 던지는 날에 맞춰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문동주는 딱 열흘 쉬고 난 뒤 오는 29일 대전 NC전에 복귀할 예정이다. 로테이션을 한 번 건너뛰는 것으로 23일 대전 LG전에 대체 선발이 들어간다. 수베로 감독은 “대체 선발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