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베테랑 박석민의 올해 연봉은 5000만원이다. 베테랑에게 사실상 최저 연봉. 백의종군의 자세로 재기를 노리던 박석민이 허슬플레이를 하다 부상으로 쓰러졌다.
2016년 4년 최대 96억원, 2020년 2+1년 최대 34억원으로 NC와 두 차례 FA 계약을 한 박석민은 올해 연봉 5000만 원에 재계약했다. 무려 94% 삭감, 역대 최다 삭감 기록이다.
2021년 7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해 호텔 숙소에서 술자리를 주도한 일탈 행위로 KBO와 NC 구단 자체 징계로 총 12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징계로 인해 지난 2년간 성적은 초라했다. 지난해 6월 1군에 복귀해 16경기에서 타율 1할4푼9리(47타수 7안타) 2타점에 그쳤다. 7월말 허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 시즌 끝까지 1군에 복귀하지 못했다.
올 시즌에 앞서 절치부심했다. 비시즌 미국에서 개인 훈련을 한 박석민은 이미 검게 그을린 얼굴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캠프를 떠나며 그는 취재진 인터뷰 요청에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죄송합니다. 잘 하겠습니다”라는 짧은 말에 반성과 각오를 담았다.
강인권 감독은 건강해진 박석민을 주전 3루수로 기용하면서 재기의 기회를 줬다. 내야수 노진혁이 FA로 롯데로 이적하고, 서호철과 도태훈 등이 아직 주전으로 뛰기에는 성장 시간이 필요해 박석민의 부활은 NC로서도 필요했다.
박석민은 개막전부터 3루수로 출장했고, 경기를 치르면서 서서히 타격감이 올라오는 듯 했다. 18일 LG와의 경기에 허리가 다소 불편해 결장했던 박석민은 19일 잠실 LG전에 4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경기 초반 박석민은 4번타자로서 몫을 해냈다. 1회초 1사 1,3루에서 켈리 상대로 투수 땅볼로 행운의 타점을 올렸다. 투수 정면 땅볼, 켈리가 병살 플레이를 서두르다 2루 송구가 옆으로 빗나가 유격수가 놓칠 뻔 했다. 김민성이 다이빙캐치로 가까스로 잡아내 2루에서만 아웃됐다. 박석민은 선제 타점을 올렸다.
박석민은 3회 무사 1,3루 찬스에서 깨끗한 좌전 적시타로 1타점을 보태며 3-1로 리드를 벌렸다. NC는 3회 4점을 내며 5-1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박석민은 4회 3번째 타석에서 부상으로 쓰러졌다. 1사 1,3루 찬스에서 3루수 땅볼을 때린 후 병살타를 막기 위해 1루로 전력질주 했다. 그런데 1루 베이스 근처에서 앞으로 쓰러졌다.
가뜩이나 허리가 완전치 않은데, 전력을 다해 뛰다가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것이다. 오른 다리가 주저앉으면서 마치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는 것처럼 앞으로 쓰러졌다. (박석민의 혼신의 질주에도 병살타가 됐다)
그라운드에서 쓰러진 박석민은 고통으로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트레이너와 구급요원까지 달려나와 몸 상태를 살폈고, 그라운드에 구급차까지 들어왔다. 몸을 추스린 박석민은 구급차는 타지 않았고, 들것에 실려 라커룸으로 이동했다. 이후 아이싱 치료를 받으며 경기 끝까지 선수단과 함께 했고, 20일 병원 진료를 받을 예정이다.
뛰다가 넘어질 정도로 부상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다. 재활에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박석민은 이날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타율 2할5푼(44타수 11안타) 1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박석민도 불운, NC도 악재다. NC는 가뜩이나 외국인 투수 와이드너, 외국인 타자 마틴, 주전 포수 박세혁, 백업 내야수 서호철이 부상으로 엔트리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