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시절 예상이나 했을까, 공 1개로 140SV 감격…투수 전향 ‘신의 한 수’였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4.20 08: 10

과거 포수 시절에는 생각도 못했던 일이었다. KT 위즈의 수호신 김재윤(33)이 투수 전향 428경기 만에 통산 140세이브 금자탑을 세웠다. 
김재윤은 지난 1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와의 시즌 2차전에 구원 등판해 ⅓이닝 무실점으로 팀의 5-2 승리를 지켜냈다. 시즌 3번째 세이브, 개인 통산 140번째 세이브를 올린 순간이었다. 140세이브는 KBO리그 역대 10번째 기록. 
KT가 5-0으로 앞선 채 9회를 맞이하며 김재윤의 휴식이 예상됐다. 그러나 8회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박영현이 최정의 볼넷과 박성한의 2루타로 처한 2사 2, 3루서 전의산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 3점 차 세이브 요건이 충족됐고, 김재윤이 등판해 후속 조형우를 초구에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KT 김재윤 / OSEN DB

경기 후 만난 김재윤은 “점수 차이를 크게 만들어준 야수들 덕분에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또 지금까지 호흡을 잘 맞춰준 장성우 형 공이 크다. 앞으로 더 많은 세이브를 적립하며 팀 승리를 지키기 위해 열심히 던지겠다”라고 140세이브를 달성한 소감을 전했다. 
미국 마이너리그서 포수로 뛰었던 김재윤은 2015년 신인드래프트서 KT 2차 특별 13순위로 입단해 조범현 전 감독의 제안으로 전격 투수 전향했다. 그리고 입단 2년차인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막내 구단의 클로저를 맡아 세이브를 차곡차곡 쌓았다. 전광판에 찍힌 구속 그 이상의 힘을 지닌 직구는 김재윤만이 가진 강점이었다.
김재윤은 KT 암흑기 속에서도 꿋꿋이 3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달성했다. 이는 2020년 데뷔 첫 20세이브 돌파(21세이브)로 이어졌고, 2021년 30세이브(32세이브)를 통해 마침내 개인 통산 100세이브를 달성했다. 투수 전향 6년 만에 리그 정상급 클로저로 올라선 순간이었다. 김재윤은 2022시즌 33세이브를 완성, 개인 최다 세이브 경신과 함께 2년 연속 3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경기가 끝난 뒤 KT 장성우와 김재윤이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3.04.18 /hyun309@osen.co.kr
3년 연속 30세이브 도전 또한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올 시즌 6경기에 등판해 3세이브 평균자책점 0(7⅔이닝 무실점) WHIP 0.39의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김재윤이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18일 수원 SSG전을 1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끝낸 김재윤을 보고 “공의 힘이 너무 좋더라”라고 혀를 내둘렀다. 
김재윤은 “직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나는 직구가 좋아야 변화구도 효과가 있다”라며 “팀 내 어린 선수들과도 직구와 관련해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두 명의 영현이(박영현, 김영현) 모두 직구가 좋고, 이채호, 손동현도 파워로 밀고 나가는 스타일이라 워낙 배울 점이 많다”라고 활약 비결을 전했다. 
투수 전향 이후 꾸준히 한 우물을 판 김재윤은 올 시즌을 무사히 마치면 대망의 FA 자격을 획득한다. 김재윤은 “주변에서 항상 무리하지 말고 하던 대로 하라고 조언을 해준다. 그럼에도 마운드에 올라가면 그런 부분(FA)을 조금 더 생각하게 된다. 실투 없이 최대한 잘 던지려고 노력한다”라고 FA로이드 효과의 실체를 전했다. 
김재윤은 끝으로 “시즌에 앞서 좋은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잘 드러나는 것 같아 다행이다”라며 “팀 내 부상으로 빠진 동료가 많아 나라도 잘 버티자는 생각이다. 부상 없이 지금의 흐름을 잘 이어나가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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