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률왕’ 엄상백(KT)에게 지난 2주는 2주 그 이상으로 길게 느껴진 시간이었다.
KT 위즈는 1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2차전에서 5-2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3연전 위닝시리즈 조기 확보와 함께 시즌 첫 3연승을 달리며 7승 1무 5패를 기록했다.
승리의 주역은 부상에서 돌아온 선발 엄상백이었다. SSG를 만나 5이닝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68구 호투를 펼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한 것. 최고 148km의 직구 아래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터 등을 적재적소에 곁들여 작년 통합우승팀 타선을 무실점 봉쇄했다. 스트라이크(68개)-볼(25개)의 비율도 이상적이었다. 이강철 감독은 “엄상백이 오랜만에 등판했는데 강약 조절 등 노련한 피칭으로 승리 발판을 마련했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경기 후 만난 엄상백은 “공을 던진 지 오래 돼서 목표를 70개 정도로 잡았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리며 “스트라이크존 안에 공이 잘 들어갔고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구사하며 좌타자를 묶을 수 있었다. 이전에는 빠른 볼 위주였는데 체인지업을 섞어가며 볼배합을 가져가니 더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엄상백은 지난 4일 수원 KIA전에서 시즌 첫 선발 등판해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4회 교체됐다. 사유는 부상이었다. 우측 팔꿈치에 통증을 느끼며 65구 만에 마운드서 내려왔고, 2주 동안 등판 없이 회복에 전념했다. 4일 경기는 우천 노게임 선언.
엄상백은 “안 아프게 던진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 아무래도 그 동안 경기를 안 하다가 던져서 나중에 힘이 떨어지더라. 더 던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라며 “확실히 (고)영표 형, 소형준이 긴 이닝 소화하는 걸 보면서 선발투수의 가치를 느끼게 된다. 오늘 (박)종훈이 형도 점수는 줬지만 6회까지 던지는 걸 보고 좋은 투수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시즌 초반 소형준, 김민수, 주권 등 투수진에 부상자가 속출한 KT. 엄상백에게 지난 2주는 어떤 시간이었을까. 그는 “팀에 너무 미안했다. 미안한 마음으로 2주를 보냈다”라며 “최대한 조급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마음 편하게 쉬어야 회복이 빨리 되기 때문이다”라고 되돌아봤다.
엄상백을 첫 선발 풀타임 시즌을 부상으로 출발했지만 결국 이날 첫 등판에서 승리를 챙기며 향후 전망을 밝혔다. 그는 “특별한 목표는 없다. 안 아프고 1년 동안 롱런하고 싶다. 타이틀을 차지하고 싶은 욕심 또한 없다. 롱런하면 타이틀은 알아서 따라올 것”이라고 성공적인 풀타임 시즌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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